해병대 상륙기동헬기 1대가 이륙중 10m 상공에서 추락, 5명이 사망하고 1명이 부상을 당했다. 국산 수리온 헬기가 추락해 사망 사고를 낳은 것은 지난 2012년 실전 배치 이후 처음이다.
17일 오후 4시 46분 쯤 경북 포항시 남구 오천읍 해군 6 전단 내 비행장 활주로에서 해병대 상륙기동헬기 1대가 10m 상공에서 추락했다. 활주로에 추락한 헬기에서는 화재가 발생, 탑승자 6명 가운데 정조종사 김 모 중령(45세)·부조종사 노 모 소령(36)·정비사 김 모 중사(26)·승무원 김 모 하사(21)와 박 모 상병(20) 등 5명이 사고 현장에서 숨지고 정비사 김 모 상사(42)가 부상을 당해 인근 병원으로 후송됐다. 추락 헬기는 사고 후 전소됐으며 군은 오후 5시쯤 진화를 완료했다.
추락한 헬기는 수리온(MUH1)을 해병대의 작전요구에 맞춰 개량한 마린온으로 이번 사고는 지난해 말 해병대에 납품된 두 대 가운데 마린온 2호기로 알려졌다.
마린온은 해병대가 도입한 첫 상륙기동헬기의 명칭으로, 해병대를 뜻하는 ‘마린(MARINE)’과 국산 기동헬기 ‘수리온(SURION)’을 합성한 이름이다. 제작사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는 2013년 상륙기동헬기 개발에 착수해 2015년 1월 처음 비행했다. 이어 함정·해상 환경의 비행 성능 검증을 거쳐 2016년 1월 개발을 완료했다. 수리온을 기반으로 한 마린온에는 함상 운용을 위해 주 로터(헬기의 회전익 부분) 접이 장치가 추가됐다. 지상·함정 기지국과의 교신을 위한 장거리 통신용 HF 무전기, 전술항법장치, 보조연료탱크 등도 탑재됐다. 최대 순항속도는 시속 265㎞에 달하고 2시간 이상 비행할 수 있다. 7.62㎜ 기관총 2정을 장착하고 있으며 최대 탑승 인원은 9명이다.
마린온 1·2호기는 훈련 비행과 최종 임무 수행능력 평가 등을 거쳐 해병대 1사단 항공대에 실전 배치될 예정이었다. 해병대는 마리온 헬기 2대를 시작으로 2023년까지 모두 28대를 도입할 계획이다. 지금까지 한미연합작전을 통해 미군 상륙기동헬기에 의존해야 했던 해병대는 마린온 인수로 45년 만에 항공전력을 보유하게 된 상황에서 이번 사고를 당했다.
수리온헬기는 지난 2005년부터 개발에 착수, 2012년부터 배치가 시작돼 약 70여대가 육군과 해병대에 납품돼 운용 중이다. 수리온 헬기는 기체 결함 논란과 운항 중단, 결함 보완 후 운항과 생산 재개 등을 겪으며 2차례 비상착륙과 한 차례 추락을 일으켰으나 사망 피해를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군은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중이다.
/권홍우기자 hongw@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