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오바마 “독재자들의 정치 부상…민주주의 망치려 해”

만델라 탄생 100주년 기념강연

외신들은 트럼프 비판으로 해석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의 워더러 크리켓경기장에서 열린 넬슨 만델라 탄생 100주년 기념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독재자들의 정치가 부상하고 있다”며 “권력자들이 민주주의에 의미를 부여하는 모든 제도와 규범을 망치려고 한다”고 비판했다./연합뉴스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의 워더러 크리켓경기장에서 열린 넬슨 만델라 탄생 100주년 기념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독재자들의 정치가 부상하고 있다”며 “권력자들이 민주주의에 의미를 부여하는 모든 제도와 규범을 망치려고 한다”고 비판했다./연합뉴스




만델라 탄생 100주년 기념 연설하는 오바마./연합뉴스만델라 탄생 100주년 기념 연설하는 오바마./연합뉴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공포와 분노의 정치를 추진하는 정치인들이 불과 몇 년 전에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빠른 속도로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이날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의 워더러 크리켓경기장에서 열린 넬슨 만델라 탄생 100주년을 기념한 강연에서 이같이 경고하면서 만델라가 강조했던 민주주의와 다양성, 관용의 정신을 강조했다고 AP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오바마는 이어 “독재자들의 정치가 부상하고 있다”며 “권력자들이 민주주의에 의미를 부여하는 모든 제도와 규범을 망치려고 한다”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그는 현 시기를 “이상하고 불확실하다”고 설명한 뒤 “매일 뉴스매체는 혼란스럽고 충격적인 기사 제목을 가져온다”며 세계의 많은 곳이 더욱 위험하고 야만적인 곳으로 되돌아가려는 위협을 목격하고 있다고도 언급했다. 또 오바마는 강연에서 기후 변화를 부정하는 사람이나 인종에 기반을 둔 이민정책을 지적했다.

만델라 전 남아공 대통령에 대해선 “더 나은 삶을 희망하는 사람들의 보편적인 염원을 상징한다”고 평가했다. 넬슨만델라재단이 주최한 이날 행사에는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 만델라 전 대통령의 부인인 그라사 마셸 여사 등 1만5,000여명이 참석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집어서 거론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독재자’, ‘공포정치’ 등을 우려한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와 맞물려 주목을 받았다. AP통신은 오바마 전 대통령의 강연이 트럼프 대통령의 여러 정책과 상반된다며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했을 것으로 해석했다. 흑인 최초로 미국 대통령에 오른 오바마 전 대통령이 작년 1월 퇴임한 뒤 대규모 군중행사에서 발언하기는 드문 일이다.

관련기사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우선주의를 외치며 보호무역주의 강화, 이란 핵합의 탈퇴 등으로 국제사회 논란의 중심에 섰다. 또,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오바마 전 대통령이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에 제대로 대응하지 않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2005년 만델라 전 대통령이 워싱턴DC를 찾았을 때 초선 연방 상원의원 자격으로 호텔에서 면담한 적 있다. 2013년 12월 만델라가 타계한 뒤 열린 추모식에서는 만델라를 ‘20세기 마지막 위대한 해방자’로 평가하면서 국제사회에 불평등, 가난, 차별과 맞서 싸우자고 촉구했다. 남아공의 흑인차별 정책과 맞선 만델라 전 대통령은 1993년 노벨평화상을 받았고 1994년 남아공 최초의 민주선거에서 첫 흑인 대통령에 올랐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남아공 방문에 앞서 지난 15∼16일 부친의 고국인 케냐를 찾았다. 그는 연설을 통해 케냐가 부패 척결에 더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고 이복동생인 아우마 오바마가 설립한 스포츠 및 직업교육센터 개소식에도 참석했다.

/이서영인턴기자 shyung@sedaily.com

이서영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