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버풀(잉글랜드)의 ‘폭풍 영입’이 유럽축구의 여름 이적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두 달도 안 돼 쓴 돈이 무려 2,445억원에 이른다.
지난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준우승한 리버풀은 20일(한국시간) 브라질 대표팀 골키퍼 알리송 함시스 베케르와의 계약을 발표했다. 이적료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원소속 구단인 로마에 따르면 7,250만유로(약 956억원)에 이른다. 전설의 골키퍼 잔루이지 부폰(파리 생제르맹)이 지난 2001년 이탈리아 파르마에서 유벤투스로 옮기며 발생한 700억원을 훌쩍 넘는 역대 골키퍼 최고 이적료다.
챔스 결승에서 골키퍼 로리스 카리우스의 잇따른 실수로 우승을 레알 마드리드에게 넘겼던 리버풀은 수준급 골키퍼까지 영입하면서 새 시즌 준비에 가장 중요한 퍼즐을 끼워 넣었다. 위르겐 클롭 리버풀 감독은 “세계 최고 골키퍼 중 한 명을 얻었다. 구단 수뇌부들처럼 나도 매우 흥분된다”며 “금액과 상관없다. 영입을 확정했다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러시아월드컵 5경기에서 3경기를 무실점으로 막은 알리송은 지난 시즌 리그 37경기 중 17경기를 무실점으로 막았다. 선방률은 79%에 이른다. 지난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득점왕 모하메드 살라의 로마 시절 동료이기도 하다. 살라는 알리송에게 연락해 뭘 망설이느냐고 리버풀과의 계약을 적극 추천하기도 했다.
리버풀은 지난 시즌 챔스 결승 직후인 5월 말에 브라질 미드필더 파비뉴를 프랑스 모나코에서 4,000만파운드에 영입했다. 이어 기니 미드필더 나비 케이타를 독일 라이프치히에서 4,800만파운드에 데려왔고 월드컵 기간에는 스위스 대표팀 공격수 세르단 샤키리(전 스토크시티)를 1,300만파운드에 영입했다. 여기에 알리송까지 데려오면서 두 달이 채 안 되는 기간에 2,445억원을 쓴 것이다. 리버풀은 앞서 살라와 5년 연장 계약에도 사인했다. 지난 시즌 EPL을 4위로 마치고 챔스 결승 진출로 가능성을 확인한 리버풀은 물들어온 김에 화끈한 지출로 1990년 이후 29년 만의 우승을 벼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