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을 통보한 내연녀를 살해한 탈북민에게 법원이 중형을 선고했다.
수원지법 형사12부(김병찬 부장판사)는 살인 혐의로 기소된 김모(52) 피고인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했다고 22일 밝혔다.
판결문에 따르면 김씨는 2014년부터 한국에 정착해 생활하던 중 지난해 8월 정부 탈북민 상담프로그램의 상담자로 참여해 그해 입국한 탈북민 A(45·여)씨를 만나 내연관계로 발전, 경기도 용인의 자신이 근무하는 회사 숙소에서 동거하게 됐다.
김씨는 A씨와 결혼을 생각했지만, 올해 초 중국에 있던 A씨의 남편이 한국에 오면서부터 다툼이 잦아졌다. 김씨는 지난 3월 18일 “남편에게 가겠다”는 A씨를 자신의 숙소에서 흉기로 수차례 찔러 살해했다.
김씨는 범행 당시 술에 취해 심신미약 상태였다며 선처를 호소했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범행 당시 술을 마신 사실이 인정되지만, 범행 경위와 수법, 범행 전후 행동 등을 살펴보면 피고인이 당시 술에 취해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약한 상태였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이어 “피해자가 생명을 잃는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한 피고인의 죄책은 매우 무겁고 그에 상응하는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며 “다만, 우발적으로 범행한 것으로 보이고 범행 직후 죄책감과 피해자에게 사죄하는 마음으로 자살을 기도하는 등 잘못을 반성하는 점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