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이동통신 3사가 5세대(5G) 통신의 국내 상용화를 내년 3월로 동시 합의하면서 통신주의 ‘5G 랠리’ 역시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이 같은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통신주는 최근 극심한 조정장에서도 상승 흐름을 지켜가고 있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 시장에서 통신업 지수는 지난 5월 말부터 이달 20일까지 8.4% 상승했다. 미·중 간 무역전쟁과 국내 기업의 부진한 실적 전망에 같은 기간 5.52% 하락한 코스피 지수의 수익률을 크게 웃돌았다. 개별 종목으로 보면 LG유플러스가 같은 기간 26.06% 오르며 상승 폭이 가장 컸다. SK텔레콤은 7.88% 상승했고, KT도 0.36%로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통신주는 올해 초 코스피 지수가 2,500선을 넘어서며 상승장을 이어갈 때 오히려 1월(-0.39%), 2월(-9.1%) 하락했던 것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이다. 당시 통신요금 인하에 정부가 강한 드라이브를 걸며 ‘수익을 넘어 매출 부진에 빠질 수 있다’는 전망이 주가를 억눌렀고, 지난 2월 평창 동계올림픽 기간 5G 시범 서비스를 선보인 것도 수혜로 작용하지 않았다.
최근 들어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역설적으로 그 동안 주가 부진의 원인이었던 5G가 호재로 탈바꿈한 모양새다. 지난 17일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통신 3사 최고경영자(CEO)들과 만나 5G 상용화 서비스를 내년 3월 동시 상용화하기로 합의했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르면 올해 5G 전파 송출이 가능할 것”이라며 “지난 2012년 4G(롱텀에볼루션·LTE) 통신 도입 당시 초기에는 3G 스마트폰 실패 탓에 이동전화의 가입자당 평균매출(ARPU) 상승에 대한 믿음이 크지 않았지만, 5G는 LTE의 성공 경험이 학습된 상황이어서 긍정적”이라고 전망했다. 장민준 키움증권 연구원도 “올해 3·4분기를 전후해 통신과 통신장비의 빅사이클이 시작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통신 3사는 정부의 요금 규제 압력을 완화하기 위해 현재 국회에 법안이 상정된 ‘보편 요금제(월 2만원 요금에 데이트 1기가바이트 제공)’에 상응하는 요금제를 순차적으로 출시한 점이 호재다.
관건은 실적이다. LG유플러스는 올해 2·4분기 전년 동기대비 2.74% 오른 2,137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보여 3사 중 유일하게 호실적이 예상되지만 SK텔레콤과 KT는 같은 기간 10% 이상 영업이익 감소가 예상된다. 김 연구원은 “지난해 시행된 선택약정요금할인 폭 확대 등의 영향으로 올해 통신산업의 이익 정체 양상은 불가피하겠으나 지난해 수준의 영업이익 달성이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