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라는 말이 유행하기 한참 전부터 데이터 분석으로 보다 나은 의사결정을 하려는 노력은 많이 있었다. 과거에 컴퓨터를 활용한 오프라인 데이터 집계로 가치 있는 결과를 도출했다면 근래에는 온라인에 존재하는 수많은 데이터를 처리해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하고 있다. 사실 이제 데이터가 지배하는 세상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다면 이런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도 그에 맞는 몇 가지 습관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첫째, 일상을 데이터 수집의 시각에서 바라보는 것이다. 사람을 만나고 식당에 가고 옷을 사는 것 모두 기록 가능한 데이터다. 사소해 보이는 일상도 꼼꼼하게 기록해두면 나중에 돌아보고 변화를 도모하는 지표가 된다. 택시를 너무 자주 탔는지, 가족들과의 외식이 부족하지는 않았는지, 매번 만나는 사람만 만나는 편안함에 기대지 않았는지 반추할 수 있다. 나중에 활용할 것을 염두에 두고 상대방·날짜·장소·지출금액 등 필요한 항목을 적절히 선택해 기록해두면 여러 각도에서 쉽게 행동을 분석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데이터를 기반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습관을 들이면 좋다. 좋은 의사결정을 위해서는 정확한 정보를 근거로 한 판단이 핵심이어야 한다. 필자가 근무하는 은행에서도 마케팅 활동에 얼마나 효과가 있었는지, 고객과 직원들이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등에 대한 답을 찾을 때가 많다. 이럴 때 조금 번거롭고 시간이 걸리더라도 관련된 데이터를 착실히 모아 냉정하게 분석하려고 노력한다. 몇 사람의 단편적인 피드백이나 개인의 경험만으로 판단하는 것은 객관성이 떨어지고 일을 일관성 있게 추진해나가기도 어렵다.
마지막으로 데이터 분석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을 습득해둘 필요가 있다. 코딩이나 블록체인 기술을 공부해야 한다는 것이 아니다. 데이터가 수집되고 처리되는 과정에 대한 기본적인 원리를 아는 것을 말한다. 데이터는 분석하는 방법에 따라 서로 다른 결론을 가져온다. 여론조사도 표본 선정, 질문 방식, 대면조사 여부 등에 따라 상당히 다른 결과를 보일 수 있다. 조사 방법의 특성과 장단점을 이해한다면 결과에 대한 편향된 해석을 피할 수 있을 것이다. 또 분석 결과를 활용하기 위해서도 데이터 처리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인공지능(AI)이 인간의 영역을 벗어난 복잡한 데이터를 분석해 결과를 내놓았을 때 왜 그런 결과가 나왔는지 인간이 설명할 수 없다면 곤란하다. AI가 추천한 투자상품에 대해 이유를 설명하지 못하면서 어떻게 고객에게 그 상품을 권유할 수 있겠는가.
세부적인 법 조항은 모르더라도 법적 논리에 따라 생각하는 것을 ‘리걸 마인드’라고 하는 것처럼 데이터를 이해하고 활용하는 기본 소양인 ‘데이터 마인드’를 갖추는 것이 필수적인 시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