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력 산업의 부진과 부동산 경기 위축으로 불황의 그늘이 깊어지면서 신설법인 수가 감소세를 보이고 있어 경기 바로미터이자 일자리 창출의 마지막 보루라고 할 수 있는 창업마저 동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6일 부산상공회의소가 발표한 ‘6월 및 상반기 부산지역 신설법인 동향’을 보면 지난달 부산에서는 총 373개의 법인이 신설됐다. 이는 5월의 398개 보다 6.3% 감소한 것이며, 지난해 같은 달의 436개와 비교해서는 무려 14.4%나 감소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지난 3월에 428개 이후 6월까지 4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상반기 전체 신설법인도 2,420개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2,486개와 비교해 2.7% 감소했다. 이러한 신설법인 감소는 경기 부진이 가장 큰 원인이지만 근로시간단축과 최저임금 상승 등 고용환경 변화도 적지 않은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부산상의는 분석했다.
업종별로는 성장기반인 제조업의 법인신설 위축세가 뚜렷하다. 6월 중 제조업의 신설법인은 36개로 전월의 41개 대비 12.2%, 지난해 같은 달의 65개와 비교해서는 무려 44.6%나 감소했다. 상반기 전체로도 총 296개가 신설돼 지난해 같은 기간 338개에 비해 12.4% 감소했다.
최근 3년간 상반기 추이에서도 제조업은 2016년 상반기에 월평균 65개가 신설됐지만 2017년에는 56개, 2018년에는 49개로 매년 감소하고 있다. 6월 부산의 제조업 취업자가 1년 전보다 12만6,000명이 줄어 석 달 연속 감소하면서 부산 전체의 고용상황을 악화시킨 것도 이런 제조업 신설법인 감소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는 게 부산상의의 설명이다. 제조업 외에도 건설업(-43.5%), 운수업(-23.1%), 정보통신업(-23.1%), 유통업(-7.1%) 등 대부분의 업종에서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신설법인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자본규모별로는 5,000만원 이하의 소규모 법인이 6월 중에도 267개로 전체의 71.6%를 차지해 가장 많은 비중을 보였으나 이 역시도 지난해 같은 달의 301개와 비교하면 11.3%나 감소했다. 2억 원 이상의 중규모 법인도 총 45개 신설에 그쳐, 65개가 신설됐던 지난해 6월에 비해 무려 30.8%나 감소했다. 부산상의 관계자는 “신설법인은 고용지표와 연동되는 성향이 있는 만큼 더 이상의 고용 악화를 막기 위해서는 창업 활성화를 위한 적극적 대책과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