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논란 잠재우겠다던 신일그룹...어설픈 해명에 의혹만 키워

"상자묶음 확인" vs "상자 못 봐"

"150조는 무책임... 10조원으로 수정"

"싱가포르 신일그룹과 관계 없어"

26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 돈스코이호 인양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최용석 신일그룹 대표가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권욱기자26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 돈스코이호 인양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최용석 신일그룹 대표가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권욱기자



돈스코이호 인양을 둘러싼 각종 논란을 해소하겠다며 기자회견을 개최한 신일그룹이 오히려 의혹만 키웠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금괴의 존재 여부는 이전보다 더욱 불투명해졌으며 가상화폐를 둘러싼 의혹도 해명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최용석(사진) 신임 신일그룹 대표는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현장 탐사원이 단단한 밧줄로 고정된 여러 개의 상자묶음을 확인했다는 보고가 있었다”며 “지금까지 자체 파악한 역사자료, 많은 업체들이 돈스코이호의 발견을 위해 많은 자본을 투입한 것을 미뤄 생각할 때 의미있는 재산적 가치가 충분한 무언가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금괴의 실존 여부를 두고는 의문이 제기된다. 상자묶음을 확인했다는 회사 측의 설명과 달리 잠수에 참여한 파일럿 등이 금괴를 보지 못했다고 밝혀서다. 실제 잠수에 참여했다는 제프리 엘 히톤(Jeffery L. Heaton) 뉴트코 잠수정 파일럿과 어글라스 제이 비숍(Douglas J. Bishop) 뉴트코 잠수정 파일럿은 “갑판을 전부 커버하지는 못했다(We did not get full coverage on the deck)”면서도 “어떤 박스도 보지 못했다(I did not see any boxes)”고 말했다.

신일그룹은 금괴의 추정 액수도 기존 150조원에서 10조원으로 대폭 낮췄다. 최 대표는 “‘돈스코이호 150조원 보물’이란 문구 사용은 저희가 탐사를 계획하기 이전부터 사용됐던 문구로 공공기관에서도 보물선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는 일부 언론보도와 추측성 자료에 따라 검증없이 인용해 사용했던 것”이라며 “무책임한 인용에 대해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신일그룹은 신일골드코인을 발행하는 싱가포르 신일그룹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최 대표는 “신일골드코인은 싱가포르 신일그룹에서 운영하는 것으로 당사와는 무관하다”며 “신일그룹은 지난 6월 1일 돈스코이호에 관한 다큐멘터리 제작을 목적으로 탐사를 하고 탐사 후 돈스코이호가 발견되면 적법한 절차에 따라 인양까지 진행할 목적으로 설립된 회사”라고 주장했다. 법인명이 같아 발생한 단순 오해라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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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 같은 해명은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 신일그룹은 그동안 공식 홈페이지에 신일국제거래소와 신일골드코인 등을 계열사라고 표기해왔다. 또 신일그룹 관계자는 최근 서울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신일그룹은 관계사로 싱가포르 신일그룹과 신일그룹 돈스코이호 국제거래소를 갖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최 대표는 “처음에 회사 설립을 급하게 해 웹페이지를 만들지 못하는 상황에서 싱가폴 신일그룹 웹페이지를 사용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자본금 1억원의 회사로 인양비용을 갖추지 못했다는 지적에 대해 최 대표는 ”발굴 보증금은 몇억원선이며 인양비용은 약 300억원 미만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며 ”지금도 돈스코이호 인양에 대해 투자를 하는 연락이 많은 만큼 이 정도는 투자자들을 통해 재원 마련이 가능할 것“이라고 답했다.

신일그룹은 이날 회사이미지 개선을 위해 법인명을 신일해양기술로 변경하고, 대표이사도 기존 류상미씨에서 최용석씨 변경했다고 밝혔다.

김연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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