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석유·가스公 현체제 유지...하베스트·다나 등 4개 광구는 매각

■해외자원TF, 혁신 권고사항 발표

"국내 자원개발 기능 마비될라"

석유·가스공사 통폐합 않기로

이라크 쿠르드·카자흐 숨베 등

부실 해외자산은 매각 권고

"자체 구조조정으로는 한계

특별회계 지원 필요" 지적도

정부가 한국석유공사와 가스공사를 통폐합하지 않고 부실 해외 자산을 매각하는 선에서 구조조정을 마무리하기로 했다. 자원개발 기능이 사라진 광물자원공사에 이어 석유·가스 공사마저 통합된다면 국내의 자원개발 기능이 사실상 마비된다는 판단에서다. 대신 29개 석유·가스 분야 사업 중 4개 사업에 대해 경제성과 전략성이 미흡하다며 매각을 권고했다. 취재 결과 매각 대상의 4곳 광구는 캐나다 하베스트, 영국 다나, 이라크 쿠르드, 카자흐스탄 숨베 사업으로 확인됐다.

해외자원개발혁신 태스크포스(TF)는 2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9개월간의 활동을 마무리하며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석유공사와 가스공사의 개편방안을 밝혔다.

TF는 통폐합이 유력시되던 석유·가스 공사는 현재의 체제를 유지하기로 했다. 박중구 TF 위원장은 “대내외적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은 상황에서 통폐합 추진 시 동력을 확보하기도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 나왔다”고 말했다. TF는 그간 광해관리공단과 통합이 결정 난 광물자원공사와 같이 석유·가스 공사의 해외자원개발 부문을 분리해 새로운 공사를 설립하는 방안이나 비교적 재무구조가 양호한 가스공사가 석유공사를 흡수통합하는 방안을 두고 논의해왔다.




TF는 대신 석유공사와 가스공사의 고강도 구조조정을 주문했다. 박 위원장은 “공기업들이 추진해온 구조조정 노력은 현상유지 수준으로 재무개선 효과가 미흡하다”며 “추가 손실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선제적인 구조조정 노력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이를 위해 석유·가스 분야 29개 사업 중 4개 사업에 대해 경제성과 전략성이 미흡하다며 매각을 권고했다. 다만 “매각 대상 사업명은 공개하지 않고 매각 시한도 강제하지 않겠다”고 설명했다. 매각 대상으로 꼽힌 4개 사업은 석유공사의 캐나다 하베스트, 영국 다나, 이라크 쿠르드, 카자흐스탄 숨베 사업으로 확인됐다. 하베스트는 석유공사가 40억8,000만달러를 투자했지만 24억6,600만달러의 손실을 기록한 대표적인 부실사업으로 손꼽힌다. 이라크 쿠르드 지역 유전개발 사업도 석유공사가 유전개발을 하고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은 다른 주체가 추진할 예정이었지만 자금조달 실패로 석유공사가 SOC 사업까지 떠안아 투자비 7억5,000만달러가 추가됐다.


물론 이미 부실사업으로 판명 난 해외자산을 매각하기는 쉽지 않다는 게 자원개발 업계의 중론이다. 업계 관계자는 “부실사업으로 판명 났는데 어느 기업이 이를 인수하려고 하겠느냐”고 지적했다. 결국 정부가 국내 기업에 ‘인센티브’를 줘서라도 매각을 압박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자원개발 공기업의 재무구조 정상화를 위해서는 정부 지원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석유공사의 부채비율은 700%, 가스공사는 356%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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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지원 방안으로는 에너지 및 자원사업 특별회계가 거론된다. 석유·가스 민간 기업의 부담금 등으로 조성되는 에특회계는 2017년 기준 5조7,611억원이 편성됐지만 대다수가 전용됐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자원개발 업계의 한 관계자는 “매년 5조원 가까이 편성되는 에특회계 중 70% 이상이 예탁기금에 투입되는 등 사실상 에너지나 자원개발 사업과 관련 없는 곳에 쓰인다”며 “이 중 1조~2조원 정도를 자원개발 공기업에 출자한다면 부채비율을 현격하게 감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TF 활동을 끝으로 사실상 과거 자원개발에 대한 ‘사정정국’이 끝난 만큼 자원개발 전략을 마련하기로 했다. TF는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에 있어 해외자원개발은 포기할 수 없는 국가 정책적 과제”라며 “TF 활동을 통해 해외자원개발에 대한 국민 신뢰를 회복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올해 말까지 6차 해외자원개발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중단됐던 자원개발 사업 재추진 방향을 공개할 방침이다.


박형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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