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佛 역사상 최연소 대통령 마크롱··'제왕적 대통령' 등극 꿈꾸나

개인 보좌관 시민 폭행 ‘게이트’에 “찻잔 속 태풍” 일축

마크롱 부부, 年 미용비용 8,000만원 달해 구설 올라

마크롱 지지율 지난해 취임 이후 ‘사상 최저’ 기록

엘리제궁 식기류 교체로 6억5,000만원 지출

야당 “마크롱 군주처럼 행동” 내각 불신임안 제출 추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AP연합뉴스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AP연합뉴스



한국 나이로 41세에 권좌에 올라 프랑스 역사상 최연소 대통령이 된 에마뉘엘 마크롱이 연일 제왕적인 리더십으로 구설에 오르고 있다. 프랑스 정계에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본인의 보좌관 스캔들을 “찻잔 속의 태풍”이라며 대수롭지 않다는 보이는가 하면 각종 군살 빼기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으면서도 연간 머리 손질 비용이 8,000만원에 달한다는 사실이 드러나는 등 이중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에마뉘엘 마크롱(왼쪽) 프랑스 대통령/AFP연합뉴스에마뉘엘 마크롱(왼쪽) 프랑스 대통령/AFP연합뉴스


마크롱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오트 피레네 지방의 소도시 캉팡을 방문한 자리에서 동행한 보좌관 스캔들과 관련 “내가 할 말은 다 했다. 나는 그 일이 찻잔 속의 태풍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본인의 보좌관이자 수행비서였던 알렉상드르 베날라(26)가 지난 5월 1일 파리 시내 노동절 집회에서 경찰의 진압 장비를 착용하고서 시위에 참가한 젊은 남녀에게 폭력을 행사한 사건에 대해 별다른 일이 아니라는 반응을 보인 것이다. 베날라는 마크롱의 대선후보 시절 사설 경호원 출신으로, 집권과 동시에 엘리제 궁에 들어가 보좌관 겸 대통령 수행 비서를 지내다 지난 19일 일간지 르몽드의 최초보도로 사건이 알려지면서 해임됐다. 마크롱은 이번 일이 처음 보도된 지 6일 만인 지난 24일 여당 의원들과의 비공개 회동에서 “모든 것이 내 책임”이라며 유감을 표했지만, 대통령의 위기대처와 소통 방식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여론은 오히려 불붙고 있다. 그는 유감을 표명한 지 하루 만인 25일 지방시찰을 동행한 기자들에게 “(전 수행비서) 알렉상드르 베날라의 급여·특혜 등을 얘기하며 수많은 허튼소리를 (언론이) 했는데 모두 사실이 아니다. 제발 이 문제에 대해 흥분하지 마라”고 쏘아붙였다. ‘베날라 게이트’에 대한 언론 보도와 야권의 공세에 대해 노골적으로 짜증 섞인 반응을 내놓은 것.




에마뉘엘 마크롱(앞줄) 프랑스 대통령과 그의 본인의 보좌관이자 수행비서였던 알렉상드르 베날라/로이터연합뉴스에마뉘엘 마크롱(앞줄) 프랑스 대통령과 그의 본인의 보좌관이자 수행비서였던 알렉상드르 베날라/로이터연합뉴스


베날라 게이트는 가뜩이나 각종 마크롱이 드라이브를 거는 개혁법안들에 염증을 느끼는 유권자들을 더욱 실망의 구렁텅이로 몰아넣었다. 베날라 게이트가 터진 직후 시행된 여론조사에서 마크롱의 지지율은 32%로 한 달 전보다 4%포인트 빠지며 집권 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다른 조사에서는 설문 응답자의 80%가 베날라 게이트에 대해 “충격적”이라고 답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대선 당시 ‘세기의 러브스토리’로 주목받았던 마크롱 대통령 부부의 연간 머리 손질 비용이 무려 8,000만원에 달하는 것이 드러나면서 공기업 개혁과 철도·노동개혁 등 각종 개혁정책을 밀어붙이는 마크롱의 행보가 이중적이라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27일 영국 일간 더 타임스가 대통령 집무실 겸 관저인 엘리제 궁의 예산과 관련한 프랑스 회계감사위원회(FCA)의 연례보고서를 살펴본 결과, 대통령 집무실 겸 관저인 엘리제 궁은 공식적으로 한 명의 미용사 겸 메이크업 아티스트를 두고 있으며 이 미용사와 1년에 6만2,000유로(8,000만원)에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엘리제궁에서 농업조합들과 회의를 진행하고 있는 에마뉘엘 마크롱(가운데) 대통령/파리=AFP연합뉴스지난 20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엘리제궁에서 농업조합들과 회의를 진행하고 있는 에마뉘엘 마크롱(가운데) 대통령/파리=AFP연합뉴스


마크롱 부부의 사치는 취임 초기부터 도마에 올랐었다. 마크롱 대통령 부부는 지난해 5월 취임 후 석 달 동안 얼굴 치장에 2만6,000유로(3,400만원)를 쓴 것으로 드러나 구설에 오른 바 있다. 특히 마크롱의 미용비용은 전임자인 프랑수와 올랑드 대통령과 데이비드 캐머런 전 영국 총리와 극명하게 비교된다는 평가다. 올랑드 전 대통령은 미용사에게 연간 11만8,740유로(1억5,400만원)를, 별도로 메이크업 아티스트에게는 연간 7만2,000유로(9,400만원)를 각각 내 비판을 받았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캐머런 전 영국 총리의 경우 이발을 하고 드라이를 할 때마다 90파운드(13만2,000원)를 내 마크롱 대통령보다는 검소한 편에 속했다.

에마뉘엘 마크롱(오른쪽) 프랑스 대통령과 그의 부인인 브리짓 여사/AFP연합뉴스에마뉘엘 마크롱(오른쪽) 프랑스 대통령과 그의 부인인 브리짓 여사/AFP연합뉴스


의상의 경우 브리지트 여사는 공식 행사 참석 때 프랑스 명품 브랜드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로부터 무료 협찬을 받고 있다. 프랑스 정부 측은 대통령 부인 사무실 운영에 연 44만유로(5억7,000만원)가 들어가고 있다고 밝혔지만, 회계감사위원회에 따르면 엘리제 궁의 회계시스템이 모호해 진짜로 쓰이는 비용은 알아내기 어려운 실정이다.


지난해 대통령직 수행 관련 예산도 1억320만유로(1,341억원)로, 전해의 1억170만유로(1,322억원)보다 조금 늘었다.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달에는 엘리제 궁의 식기류를 교체하면서 50만유로(6억5,000만원)를 쓴 것으로 알려져 국민에게는 허리띠를 졸라매라 하고 자신은 호화 식기를 구매한다는 구설에 오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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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은 ‘베날라 게이트’에 대한 책임을 물어 내각 불신임안을 발의하겠다며 벼르고 있다. 크리스티앙 자콥 원내대표는 프랑스앵포 라디오에 출연해 “이번 일은 매우 심각한 사건으로, 대통령이 직접 국민 앞에서 설명해야 한다. 지금까지 한 것처럼 국민을 무시하고 도발하면서 그렇게 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마크롱이 군주처럼 행동한다고 비난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부인인 브리짓(가운데) 여사/EPA연합뉴스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부인인 브리짓(가운데) 여사/EPA연합뉴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부인인 브리짓(왼쪽) 여사와 미국의 퍼스트레이디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EPA연합뉴스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부인인 브리짓(왼쪽) 여사와 미국의 퍼스트레이디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EPA연합뉴스


박홍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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