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은행

다가오는 금리인상...신용대출 이대로 괜찮나

신용대출 금리 연속 상승세

다중채무자 비중 높아 부실 우려

신용대출 금리가 넉 달 연속 오르며 1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 하반기 국내 기준금리 인상이 유력시되는 가운데 변동금리로 빌리는 신용대출은 특히 차주의 상환 부담이 크다는 분석이다.

27일 한국은행의 ‘6월 중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지난달 일반 신용대출 금리는 전월 대비 0.01%포인트 오른 4.57%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3월(4.61%) 이후 15개월 만에 최고치다. 신용대출 금리와 연동되는 단기 시장금리가 오른 데 따른 결과다. 다만 지난달 예금은행의 신규취급액 기준 가계대출 평균금리는 0.03%포인트 하락한 연 3.72%를 기록했다.


일부 시중은행은 이미 평균금리 5%에 육박해있으며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100조원을 돌파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전체 금융기관(대부업체 제외)의 신용대출 증가율은 지난해 3·4분기 9.5%, 4·4분기 10.8%, 올해 1·4분기 11.8%로 점차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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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대출은 주담대보다 금리가 대략 1%포인트 높은 데다 연 4% 미만으로 신용대출을 빌리는 차주의 비중도 낮아지고 있어 부채의 질이 급속도로 악화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연평균 6%가 넘는 신용대출 상품도 늘어나고 있다”면서 “안정적인 직장을 다니며 신용등급이 높은 차주가 아니면 3%대로 신용대출을 받기 어렵다”고 말했다.

특히 신용대출은 만기 일시 상환, 변동금리로 빌리는 비중이 높아 올 하반기부터 가계부채의 ‘뇌관’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신용대출의 가파른 증가세로 인해 가계대출 변동금리 비중은 지난해 5월 61%에서 올해 5월 77.8%로 치솟았다. 올 하반기부터 한국의 기준금리가 본격적으로 상승할 경우 시장금리의 가파른 상승세에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더 큰 문제는 신용대출 차주 가운데 다른 부채를 보유하고 있는 다중채무자(3개 이상 금융기관에서 빌린 차주)의 비중이 높아 부실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크다는 점이다. 한국은행의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신용대출 차주 중 다중채무자의 비중은 34%로 주담대 차주(29%)나 전세자금대출(25%)에 비해 높았다.

금융 당국은 신용대출을 관리할 수 있도록 총체적상환능력비율(DSR)을 시행했다. 금융 당국 관계자는 “가계부채 규모가 차주 상환능력이나 가계대출 건전성, 금융사의 손실흡수 능력 등을 고려하면 시스템 리스크로 확대될 가능성은 작다”면서도 “가계부채 증가 속도가 소득 증가 속도보다 빨라 거시 경제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김기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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