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가

이자이익 논란 있지만...4대금융 사회공헌에 5,000억

작년보다 60% 늘어난 규모

KB, 유치원·돌봄교실 등 증설

신한, 희망사회 프로젝트 확대

하나금융은 사회공헌委 발족

3015A12 4대금융사회공헌예산



4대 금융지주사가 올해 사회공헌활동(CSR)에 5,000억원 이상을 투입하기로 했다. 지난해 규모보다 60%나 늘어난 것이다. 금융사 본연의 사회적 책임을 강화한다고는 하나 일각에서는 이자이익이 급격히 늘어난 데 따른 비판을 의식한 움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은 지난해 552억원에서 올해 1,500억원 이상으로 CSR 비용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미 상반기에 기부금 등의 사회공헌예산으로 777억원을 반영해 지난해 연간 치를 넘어섰다. 김기환 KB금융지주 전무(CFO)는 “글로벌 기업은 순익의 3% 내외를 사회공헌에 쓰고 있다”며 “KB금융은 전년 순익의 3% 정도를 기부금으로 책정해왔는데 올해부터 5% 이내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본지 5월23일자 11면 참조

KB금융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조9,150억원으로 증권가의 연간 컨센서스(전망치)는 3조5,000억원 이상이다. 최대 5%라고 한다면 내년부터 1,750억원 넘게 사회공헌에 쏟아붓는다는 것이다. KB금융 관계자는 “금융사의 실적잔치가 사회적인 비난을 불러올 수 있다는 사외이사들의 우려가 있었고 연간 2,000억원씩 5년간 1조원을 쌓아 사회적 역할을 다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KB금융은 최근 윤종규 회장 주도로 사회적 공헌활동 장기 플랜인 ‘KB드림즈커밍프로젝트(KB Dream’s Coming Project)’를 발표하고 일자리 창출에 기여해 오는 2022년까지 병설 유치원 250개 학급 및 초등 돌봄 교실 1,700개 신증설을 지원하는 등의 방안을 공개했다.


신한금융의 경우 지난해 500억원(일회성인 자기앞수표 기부금 900억원 제외)에서 올해 1,200억원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상반기에는 지난해 연간 규모 이상인 520억원을 집행했다. 신한금융의 경우 눈에 띄는 실적발표를 하면서 2020년까지 서민금융 확대와 혁신기업 성장을 지원하는 ‘희망사회 프로젝트’ 추진 내용을 소개하기도 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희망사회 프로젝트를 통해 2020년까지 총 2,700억원 규모의 자원을 투입하기로 했으며 이러한 일환으로 2·4분기에도 국민행복기금 및 그룹 CSR사업 등에 약 450억원을 출연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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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은 지난해 1,074억원과 유사한 수준으로 올해 책정할 방침이다. 하나금융은 지난해 1,100억원에서 40% 이상 늘린 1,500억원으로 계획을 잡고 있다. 하나금융은 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를 위원장으로 하는 사회공헌 자문기구인 사회공헌위원회를 발족하고 2020년까지 국공립어린이집 90개, 직장어린이집 10개 등 총 100개의 어린이집을 세우기로 했다.

금융권에서는 금리 상승기 예대마진 증가로 인해 이자이익이 4대 은행에서만 11조원에 육박하면서 금융의 공적 역할을 강조해야 할 필요성을 얘기한다. 대출금리 산정체계 오류뿐 아니라 이자이익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실적잔치에 대한 비판이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상반기 이자이익은 모두 10조7,58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3%나 증가했다. 다만 투자자들의 경우 급격하게 CSR 비용을 확대하는 게 수익성에 영향을 주지 않을지 우려하는 시선도 있다. 실제 KB금융의 콘퍼런스콜에서 이 같은 문의가 나오기도 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건전성 관리와 영업을 잘해 좋은 실적을 낸 측면도 있지만 이자 장사에 대한 시각이 곱지 않아 사회공헌에 대한 간접적인 압박도 강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황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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