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짧은 장마...고기압 협공...사라진 태풍...최악 조건 맞물려 '펄펄 끓는 한반도'

1일 서울 광화문 광장을 일반 카메라(위 사진)와 열화상 카메라(아래 사진)로 촬영한 모습. 열화상 카메라로 촬영한 사진은 온도가 높을수록 붉게 표시된다.  /연합뉴스지>1일 서울 광화문 광장을 일반 카메라(위 사진)와 열화상 카메라(아래 사진)로 촬영한 모습. 열화상 카메라로 촬영한 사진은 온도가 높을수록 붉게 표시된다. /연합뉴스지>



한반도를 엄습한 기록적인 폭염은 짧은 장마와 두 고기압의 협공, 빨리 소멸한 태풍으로 인한 독특한 기압 배치라는 최악의 조건이 맞물린 결과다. 장마 기간이 평년의 절반 수준에 그칠 정도로 짧게 끝난데다 북태평양·티베트 고기압이 한반도 상공에서 대치하면서 기온이 치솟았다. 여기에 두 개의 태풍이 소멸하면서 생겨난 저기압이 푄 현상을 불러와 수은주를 더욱 끌어올렸다는 분석이다.

1일 기상청은 지난 7월 기상특성 분석 발표를 통해 폭염과 열대야가 지속되는 원인으로 대기 상층에 발달한 티베트 고기압과 평년보다 북서쪽으로 크게 확장한 북태평양 고기압을 꼽았다. 이들 고기압이 한반도 상공에 머물며 평년보다 장마가 일찍 종료돼 때 이른 무더위가 찾아왔다는 것이다. 중부지방의 장마 기간은 평년이 32일이지만 올해는 16일에 불과했다.


실제 장마가 끝난 지난달 10일 이후 북태평양 고기압이 한반도로 확장하면서 전국 기온은 크게 치솟았다. 여기에 티베트 고기압이 더해지며 한반도 대기 상층에 고온의 공기가 지속적으로 유입됐고 중하층에는 북태평양 고기압의 영향으로 덥고 습한 공기가 유입됐다. 또 고기압의 영향으로 맑은 날씨가 계속되며 강한 일사 효과도 폭염에 한몫했다. 그 결과 7월 전국 평균 폭염 일수는 15.5일(평년 3.9일), 열대야 일수는 7.8일(평년 2.3일)로 1973년 통계 작성 이후 1994년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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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호 태풍 암필과 제12호 태풍 종다리도 이번 폭염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두 태풍은 한반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못했으나 북상하면서 각각 뜨거운 수증기와 동풍을 한반도에 몰고 와 폭염과 열대야를 부추겼다. 특히 태풍 종다리로 인해 생겨난 저기압으로 동풍 기류가 유입되면서 강한 일사와 푄 현상이 더해져 최근 서울 등 서쪽 지방을 중심으로 폭염과 열대야가 지속되고 있다.

한편 기상관측 이래 역대 최고기록을 갈아치운 1일에는 오존주의보가 발령돼 오존까지 시민들의 건강을 위협했다. 서울시는 이날 도심을 비롯해 동북·서남·동남권에 오존주의보를 발령했다. 서울시는 1시간 평균 오존 농도가 0.12ppm 이상이면 주의보를 발령한다. 오존 노출은 미세먼지 이상으로 각종 질병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희동 기상청 예보국장은 “2일도 1일과 같은 폭염이 예상된다”며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고 실외활동을 자제하는 등 매우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종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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