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KEB하나은행 직원 20여명은 강남에 있는 코딩 학원을 다녔다. 불투명한 미래 걱정에 별도로 공부하러 간 것이 아니다. 은행 내부에서 자체적인 교육보다는 전문적으로 배우는 게 효율성이 높다는 판단에 따라 지원한 프로그램이다.
이들 직원은 3대1 이상의 내부 경쟁률을 뚫고 선발됐다. 전문학원에서 블록체인 코딩을 2주간 집중적으로 교육받고 내부 테스트까지 받았다. 대상도 정보기술(IT)을 담당하는 디지털금융그룹뿐 아니라 리테일 파트도 참가했는데 본인 역량을 키운다는 생각에 만족도가 높았다는 후문이다. 하나은행은 이번 기회에 블록체인 관련 팀을 만들 것을 검토하고 있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KEB하나은행은 선제적인 디지털 교육을 통해 톡톡히 효과를 봤다. 새로운 서비스 개발에 있어 IT 관련 외부 업체에 위탁하지 않고 내부 직원들이 전문성을 높여 연구하는 시스템이다.
실제 오픈 애플리케이션인터페이스(API)를 활용해 차량판매 플랫폼과 자동차대출 상품 1Q오토론을 연계했고 대출가능한도 조회부터 대출까지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가 톡톡한 재미를 봤다. 직원들의 API 활용도가 실적의 바탕이 된 것으로 올 상반기 신규취급액은 3,370억원(누적 잔액 4,948억원)으로 조만간 지난해 연간치의 두 배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하나은행은 선제적인 교육으로 직원들의 창의성을 높인 뒤 디지털뱅킹의 혁신을 이루는 선순환 구조를 계속 이어가겠다는 구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