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기무사 개혁위원회가 △기무사 존치 △국방부 본부화 △외청화 등 3개 안을 국방부에 보고했다. 존치는 기무사 개혁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 현실성이 낮고 외청화는 시간이 걸리는 입법화가 필요해 국방부 본부화가 될 가능성이 높다.
장영달 기무사 개혁위원장은 2일 개혁위 마지막 전체회의를 마치고 송영무 국방부 장관에게 개혁안을 제출한 후 “기무사 조직을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사령부 형식을 유지할지, 장관의 참모기관으로 운영하게 할지, 미래적으로는 입법을 거쳐 외청으로 독립시키도록 할지 등 세 개 안을 병렬적으로 보고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이 같은 복수 안을 청와대에 보고할 것으로 보이며, 결국 문재인 대통령이 최종 선택을 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장성 9명서 3명 이상 줄일 듯
60단위 기무부대는 전면 폐지
사령관 대통령 독대 금지 권고
“개혁 이뤄질땐 정치개입 근절”
장 위원장은 “대통령령과 기무사령부령 등 현재 기무사를 받치고 있는 모든 제도적 장치들은 완전히 폐지하기로 했다”며 “새로운 부대가 탄생할 때는 거기에 맞는 대통령령 등 모든 제도적 받침은 새로 제정해 만들어가도록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눈에 띄는 것은 인원이 대폭 줄어드는 점이다. 장 위원장은 “기무사 요원은 현 인원에서 30% 이상 감축해 정예화하고 전문화해 더 높은 국방의 책임을 다하도록 했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4,200여명인 기무사 인력이 3,000여명으로 줄고 전체 9명인 장성도 3명 이상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50여명인 기무사의 대령 보직도 30명대로 줄어들 것으로 관측된다. 장 위원장은 “조직개편에서 특별히 전국 시도에 배치된 소위 ‘60단위’ 기무부대는 전면 폐지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이 과정에서 기무사 고유 기능인 보안·방첩과 관련되지 않은 일반 동향 업무가 폐지된다. 다만 쿠데타 등을 방지하는 대(對)전복 업무는 방첩 업무에 포함되기 때문에 유지된다.
장 위원장은 또 “기무사령관의 대통령 독대도 하지 말라고 권고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러한 모든 개혁이 이뤄지면 앞으로는 불법적인 정치개입이나 민간인 사찰, 또 특권 의식을 갖고 군대 내에서 지휘관들의 사기를 저해하는 행위들은 근절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기무사 계엄령 문건을 놓고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간 공방이 격화하고 있다. 민주당은 박근혜 정부 시절 기무사의 계엄령 문건을 ‘위기관리 매뉴얼’로 규정한 김병준 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을 정조준해 공세를 강화했고 한국당은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당시 기무사의 대응 문건 작성’을 거듭 주장하며 국정조사 카드까지 꺼내 들었다.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기무사가 (2004년 노 전 대통령 탄핵 당시 작성한 문건과 관련) 세부내용이 들어간 수십 페이지를 은폐했다”며 “기무사가 2004년과 2017년에 어떤 계획을 수립하고 준비했는지를 모두 들여다봐야 한다”고 강조했다./권홍우·이태규기자 classic@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