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재테크

돈 몰리는 배당주펀드...커지는 '삼성전자 경계론'

기업 배당성향 상향 기대감에

최근 6개월간 1,363억원 유입

삼전 비중 높은 펀드 수익률 저조

"성장형 기업·투자의견 상향된

종목 많이 담은 펀드에 관심을"




삼성전자가 사상 최대 규모의 현금배당을 실시해도 시장은 싸늘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일부 증권사는 스튜어드십 코드(기관투자가 수탁자 책임) 등 주주권 강화 정책에 따라 배당주펀드에 투자할 때 삼성전자의 비중을 줄여야 한다는 의견까지 내놓고 있다. 최근 배당주펀드에 뭉칫돈이 몰리고 있어 개인투자자들의 신중한 판단이 요구된다.

NH투자증권은 2일 ‘배당주, 반등을 노릴 시기’라는 분석보고서에서 “펀드 성과 차이는 기업 규모와 이익 모멘텀에서 비롯되는데 삼성전자 비중과 나머지 종목에 따라 성과가 다르다”며 “삼성전자의 비중을 낮게 가져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재은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지난해와 같은 실적 증가율을 기대하기 힘들고 하반기로 갈수록 삼성전자를 제외한 기업의 실적 증가율이 빠르게 상승할 것”이라며 “최근 투자의견이 상향 조정된 종목과 성장형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에 관심을 갖는 게 좋다”고 말했다. 증권사뿐 아니라 국내 대형 자산운용사의 주식형 펀드 운용역도 삼성전자 등 반도체 업종의 저성장이 장기화할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국내 주요 배당주펀드를 포함한 주식형 펀드는 최근 2~3년간 삼성전자 등 코스피 대형주의 비중을 늘려 수익률을 조정했다. 실제로 국내 배당주펀드 가운데 포트폴리오 편입종목 중 삼성전자를 가장 많이 담은 펀드는 162개로 이 중 106개는 삼성전자 비중이 10%를 넘는다. 이들은 지난해 상반기까지 삼성전자의 배당성향이 낮을 때도 삼성전자를 통해 높은 수익률을 유지해왔지만 최근 사정이 달라졌다. 삼성전자 비중이 20.52%에 달하는 ‘KB리서치고배당증권’ 펀드는 최근 1년간 수익률 -6.64%, 3개월간은 -11.41%의 저조한 성적을 냈다. ‘한국투자배당리더증권’ ‘KB액티브배당증권’ ‘미래에셋배당프리미엄증권’ 등 삼성전자 비중이 15% 안팎인 대형 운용사의 펀드는 모두 연초 이후 수익률이 마이너스다. 반도체 호황 사이클이 끝났다는 분석이 이어지면서 삼성전자 주가가 급락한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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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시장에서는 수익률이 저조한 배당주펀드에 최근 6개월간 약 1,363억원이 유입되는 등 자금이 몰리고 있어 편입종목에 더욱 주의가 요구된다. 전체 배당주펀드는 연초 이후 -5.64%의 수익률을 기록했으며 3개월간 수익률은 -5.84%로 손실 폭이 더 커졌다. 투자자들이 수익률이 낮은 배당주펀드에 베팅하는 것은 최근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등 기업 배당성향이 높아질 만한 호재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블랙리스트 등을 통해 연기금이 합리적으로 시장의 배당성향을 끌어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지난해에는 하반기 국고채 3년물 금리가 2%를 넘어서면서 코스피 배당 수익률을 상회해 배당주 매력이 크게 감소했지만 지수 조정으로 올해 배당 수익률은 2.3%로 높아졌다. 배당 수익률이 국고채 금리를 넘어서면서 다시 배당주 매력이 부각될 만한 시기라는 분석이 이어진다.

전문가들은 “배당주의 매력이 높아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종목에 따른 선별적 투자가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주요 배당주펀드 중 연간 수익률 상위권을 기록한 펀드는 에스에프에이·삼화콘덴서·SK머티리얼즈 등 부품·소재 관련 업종이나 알리바바·텐센트 등 해외 정보기술(IT) 기업 투자로 성과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이현진 미래에셋 주식운용본부장은 “삼성전자는 하반기로 갈수록 반도체 가격이 하락하면서 이익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며 “대형 기업의 이익 증가가 향후 저성장 국면을 장기간 이어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IT 업종에서는 부품·소재 업종으로 투자하기를 권한다”고 말했다.


서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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