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라이프

[책꽂이-알랭 드 보통의 영혼의 미술관]메마른 삶, 예술로 채우다

■알랭 드 보통 존 암스트롱 지음, 문학동네 펴냄




아름다운 그림이 오히려 슬픔을 줄 때가 많다. 그림과 대비되는 삶의 고단함이 몰려오기 때문이다. 깊이 있는 예술 작품은 이처럼 사람의 내면을 건드린다. 배경지식도 없고 심지어 누가 그렸는지조차 모르면서도 고요했던, 하지만 가득 찼던 마음 속 물컵에 물 한 방울을 떨어뜨린다. 이전부터 조금씩 채워왔던 물컵 속 물들이 그림이 준 마지막 한 방울로 넘쳐버린 것이다.


저자 알랭 드 보통은 예술이 고난을 응대하고 진지하게 바라볼 수 있는 유리한 관점을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낭만주의적인 작품이 더 그렇다. 이 작품들은 별이나 대양, 거대한 산맥이나 대륙의 단층을 묘사한다. 그 앞에서 우리는 즐거운 공포에 휩싸이고 인간의 불행이란 얼마나 사소한지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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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140여점의 크고 선명한 도판과 저자 특유의 위트 있는 글이 어우러져 있다. 마치 저자와 인생과 예술의 의미를 음미하며 조용히 이야기 나누는 듯한 기분을 얻을 수 있다. 저자는 삶의 고단함을 느낄수록 아름다움에 대한 이해는 깊어진다고 강조한다. 달리 말하면 예술 작품이 조금 덜 필요해지는 세계야말로 예술을 사랑하는 이들이 꿈꾸는 세상인 셈이다. 1만8,000원


우영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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