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책꽂이-위대한 식재료]당신이 꿈꾸던 '리틀 포레스트'로 가는 길

■이영미 지음, 민음사 펴냄

소금·쌀·달걀·돼지고기 등

음식의 기본 '식재료'에 집중

제철 식자재 잘 고르는 법부터

재래시장·인터넷 구매팁까지

신선한 밥상 위한 노하우 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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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음식 중독의 시대다. 연예인들이 맛집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며 다양한 음식을 먹는 ‘먹방’과 유명 셰프들이 나와 즉석에서 요리하는 ‘쿡방’이 TV에 나오지 않으면 어색할 정도다. 이뿐만 아니다. 인스타그램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화려하고 보기 좋은 음식들이 넘쳐나고, 인터넷에는 다양한 요리 레시피와 맛집 소개가 가득하다. 하지만 음식의 본질은 바로 ‘식재료’라는 것을 잊는 경우가 많다. 아무리 유명 셰프의 화려한 요리라도 재료가 좋지 않으면 훌륭한 요리라 할 수 없다. 신작 ‘위대한 식재료’는 바로 음식의 기본인 식재료에 주목했다. 저자는 ‘가장 기본적인 가장 위대한 것’이라는 생각으로 소금, 쌀, 달걀, 돼지고기 같은 우리 밥상 위에 오르는 아주 기본적인 품목을 골라 소개했다.

저자인 이영미는 1세대 대중예술 연구자이지만 이 책에서는 연극·가요·드라마 같은 전공 분야가 아닌 식재료를 이야기한다. 전공 분야는 아니더라도 삼십 대 중반부터 십수 년을 경기도 이천에서 살면서 직접 텃밭을 가꾸고 제철 음식을 해먹고 장과 김치, 젓갈, 맥주까지 담가 먹었다는 저자는 음식과 식재료의 준전문가라 할 수 있다. ‘참하고 소박한 우리 밥상 이야기’, ‘나를 위한 제철 밥상’에 이어 음식과 식재료에 대한 이야기를 다시 한 번 풀어냈다.



저자는 제철에 친환경적으로 식재료를 생산하는 곳을 직접 찾아 좋은 재료 고르는 법을 전수한다. 시작은 음식의 가장 기본이 되는 소금이다. 화학적 방식으로 뽑아낸 정제염이 아닌 바닷물을 햇볕에 말린 천일염을 찾기 위해 전남 신안군의 염전으로 향한다. 천일염 중에서도 토판염은 토판에서 소금을 긁어내는 방식인데, 긁다가 밑바닥의 흙물이 섞이면 소금의 색이 회색이 되는 만큼 고난도의 작업을 요구한다. 하지만 토판염은 짠맛이 빨리 사라지면서 뒤끝이 달착지근해 일반 소금과 분명 차이가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소금 못지않게 한국인의 식탁에서 중요한 ‘장’을 직접 만드는 곳도 찾아 소개한다. 재래식 장을 만들 때 볏짚을 깔아 놓고 메주를 서너 달 동안 충분히 말리면서 천천히 발효시키는데 자연 발효된 메주를 쓰면 옛날 장맛이 고스란히 산다는 것. 이 밖에도 제철에 햇볕과 바람을 맞으며 제대로 자란 노지 딸기는 유별나게 씨가 노랗고 옹골지고, 차가운 겨울 바닷바람을 맞은 포항에서 생산하는 시금치(포항초)는 악조건을 버텨내 더 달고 맛있다는 등 건강하게 기른 식재료가 어떻게 다른지 생산지에서 직접 보고 느낀 것을 소개한다. 저자와 함께 전국 방방곡곡의 산지로 돌아다니다 보면 좋은 식재료를 고르는 일이 생각보다 재밌다는 생각이 저절로 든다. 무항생제 인증 달걀·유정란·방사란·유기농 달걀이 어떻게 다르고 봄과 가을에 잡히는 멸치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 가짜 꿀과 사양 꿀의 차이는 무엇인지 같은 실질적인 팁도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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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위대한 식재료는 위대한 소비자가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위대한 소비를 하는 까다로운 소비자들이 많아질수록 위대한 식재료를 만드는 사람들은 그 까다롭고 힘든 일을 신명나게 하게 된다”는 것. 그런 만큼 마지막 장에서는 인터넷에서 식재료를 구입할 때 주의해야 할 점, 오직 재래시장에만 있는 재료를 고르는 재래시장 사용법 등 현명한 소비를 위한 방법이 대거 소개됐다. 겉으로만 보기 좋은 음식보다 건강하게 키운 제철 음식을 원한다면 이 책이 좋은 길잡이가 될 수 있다. 1만 6,000원


김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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