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들의 주식시장 베팅이 이어지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의 영향으로 코스피지수가 1년 전 수준으로 하락했지만 오히려 개인들은 위험부담이 큰 레버리지(지렛대) 펀드에 몰리고 있는 것. 증시가 하락할 때는 그만큼 위험이 크지만 상승기에 2배 이상의 수익을 노리는 개인들이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30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3개월간 국내 71개 레버리지 펀드에는 약 7,956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전체 펀드 설정액 6조1,368억원 중 10% 이상의 자금이 지난 5월부터 유입된 셈이다. 같은 기간 펀드 중 홈트레이딩시스템(HTS)으로 거래할 수 있는 상장지수펀드(ETF) 중 레버리지 종목에도 투자가 이어졌다. 3개월간 개인투자자들은 ‘미래에셋TIGER레버리지’를 52억6,319만원어치 순매수한 반면 기관과 외국인은 같은 기간 52억1,700만원가량 순매도했다. 코스닥에 투자하는 ‘KODEX코스닥150레버리지’ 역시 개인이 2,147억원을 사들이는 동안 기관과 외국인은 2,090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레버리지 펀드는 주가가 오를 때 일반 주식형 펀드에 비해 1.5~2.2배의 투자 효과를 기대하는 고수익·고위험 투자 상품이다. 투자자들이 레버리지 상품에 관심을 보이는 것은 1월 고점까지 오른 증시가 최근 지난해 박스피를 돌파하기 전인 2,200포인트까지 하락한 탓이다. 증시가 크게 하락한 지금이 주식을 사야 할 시점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여기에 최근 3개월간 레버리지 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16.57%로 크게 하락해 투자 심리를 자극하는 추세다.
하지만 올해 초에 증시 상승을 내다보고 레버리지 펀드의 편입을 적극 추천한 증권사는 대부분 주식의 추가 매수를 경계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분쟁이라는 예상하지 못한 변수가 등장해 최근 3개월여간 미국 증시를 제외한 전 세계 증시가 하락세이기 때문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보호무역주의가 계속되면 미국 경제의 독보적이고 차별적인 순항이 지속하기 어렵다”며 “현재 미국 이외의 선진국이나 신흥국 모두 성장 둔화가 표출되는데 미국 경기마저 흔들린다면 수출의존도·환율 민감도가 높은 코스피의 하방 압력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신증권 등 주요 증권사는 올해 코스피의 목표주가를 연초에 비해 하향 조정하는 추세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개인의 레버리지 투자에 경계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개인이 레버리지에 투자할 때는 명확한 상승을 확인해야 한다”며 “현재 증시 전망은 미중관계·대북정책 등 정치적인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예측이 어려워 섣부른 투자는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