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자영업자 대출 비상]2분기 다중채무자 중심 연체율↑...금리인상 본격화땐 빚감당 한계

5년간 대출액 69% 급증

가구당 부채는 1억 넘어




5대 은행의 개인사업자(자영업자) 대출이 7개월 새 12조원이나 급증하면서 금리 상승기에 이자상환 부담에 따른 연체가 속출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수년간 자영업자 수 증가에 비해 대출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A은행의 경우 지난 1·4분기까지만 해도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이 점차 낮아지다가 올 2·4분기 들어 다중채무자를 중심으로 상승했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자영업자는 시설자금과 운전자금 규모가 비슷해야 하는데 지금은 영업을 오래한 이들도 운전자금을 찾을 정도”라고 현 상황을 염려했다.


미국 금리 인상 여파로 하반기에 본격적으로 금리가 오를 경우 취약계층인 자영업자를 시작으로 빚 부담을 버티기 힘든 국면을 맞을 수밖에 없다. 절대적인 금리 수준뿐 아니라 경기 여파로 자금흐름 자체가 막혀 원금 상환이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대출금리가 1%포인트 오를 경우 변동금리 부채를 진 가구의 연간 이자지급액은 평균 94만원 증가하는데 자영업자의 증가폭은 122만원으로 부담이 더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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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창현 서울시립대 교수는 “자영업자들이 영업 부진으로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면서 마지막 버티기로 빚을 지고 있다”면서 “특히 가계대출도 빌린 다중채무자의 비중이 높다는 점을 고려해 경제 정책을 짜야 한다”고 지적했다.

금융감독원 및 나이스평가정보에 따르면 국내 자영업자 수는 지난 2012년 558만2,000명에서 지난해 559만명으로 0.14%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미 어느 정도 포화상태에 이른 상태였기 때문이다. 반면 전체 금융권의 자영업 대출액은 같은 기간 354조원에서 598조원으로 69%나 늘었다. 올해 증가분을 감안하면 주택담보대출·개인사업자대출 등 자영업자가 빌린 총 대출 규모는 600조원대에 달한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추세로 자영업 가구당 부채는 1억원을 넘어섰다. 통계청의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자영업 가구당 부채는 전년 대비 361만원 증가한 1억87만원으로 집계됐다. 부채가 없는 자영업 가구를 제외하면 가구당 빚이 3억2,000만여원에 달한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자영업자의 소득이나 업황 등 종합적인 상황을 고려해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기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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