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차례 방북해 평양과 개성 등을 찾았던 자누지 회장은 지난 2014년 맨스필드재단 회장으로 취임하기 전에는 국제앰네스티(AI) 미국 수석부회장을 지내며 북한과 미얀마·티베트 등의 인권 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예일대 역사학과를 졸업한 뒤 하버드대 케네디스쿨에서 안보 및 국제관계로 석사학위를 받은 자누지 회장은 미 국무부 산하 정보기관인 INR에서 정치·군사 분야 애널리스트로 중국과 북한, 동남아 국가의 정보관리를 총괄하는 등 미 정부와 의회에서 동아시아 문제와 한반도 정책을 20년 가까이 다뤄왔다. 북한 인권문제뿐 아니라 중국 군사력 증강, 일본 외교정책 등에도 두루 정통한 그는 김대중 전 대통령 시절부터 청와대를 방문해 대북정책을 조언하는 등 한국과도 오랫동안 인연을 맺어왔다. 2008년 버락 오바마 대선캠프에서는 한반도정책팀장을 지냈으며 존 케리 전 국무장관의 상원 외교위원장 시절을 포함해 상원 외교위원회에서 10년 넘게 정책국장으로 활동하며 대북정책 및 제재안 입안에 핵심적 역할을 했다.
자누지 회장은 오바마 정부에서 대북 ‘전략적 인내’가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북한의 핵능력만 고도화하자 “워싱턴이 대담하게 북한과 대화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일찌감치 제안해 관심을 끈 바 있다. 그는 올 6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서 대북 실무대화를 이끌었던 조셉 윤 전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를 재단 석좌연구원으로 영입해 한반도 문제에 대한 재단의 연구역량을 강화했다.
일본 게이오대에서 국제관계학 펠로십을 수료한 그는 “북한 비핵화 등 한반도 문제를 잘 풀려면 한미일 3국의 협력이 아주 중요한 만큼 한일이 더 친근하고 긴밀한 관계를 맺었으면 한다”며 “위안부·독도 문제 등이 단기간에 해결되기는 어렵겠지만 여행·유학, 경제협력 등이 계속 활성화돼 양국의 적대감이 완화되고 협력의 장이 커지기를 바란다”고 기대했다. /워싱턴DC=손철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