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기업

누이 펩시 CEO 12년만에 사임...또 줄어든 美기업 女수장

재임기간 시총 80% 늘렸지만

코카콜라 아성 넘는데는 실패

포천500 女 CEO 24명으로

인드라 누이 펩시 최고경영자(CEO)/블룸버그인드라 누이 펩시 최고경영자(CEO)/블룸버그



미 청량음료 업체 펩시의 여성 최고경영자(CEO) 인드라 누이(62)가 12년 만에 경영에서 손을 뗀다.

6일(현지시간) 펩시코는 누이가 CEO직에서 물러나기로 했으며 후임으로 글로벌사업 부문을 이끌어온 라몬 라구아르타 사장을 내정했다고 밝혔다. 라구아르타는 오는 10월3일 공식 업무를 시작할 예정이다. 누이 CEO는 내년 초까지 이사회 회장직을 유지한다. 누이 CEO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1년 전부터 사임을 생각해왔다”며 “12년이라는 기간은 기업 CEO의 평균 임기를 넘어선 것이고 나는 내 인생에서 무언가 다른 것에 도전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인도계 미국인인 누이 CEO는 미국 재계에서 특색 있는 여성 리더로 손꼽혀왔다. 지난 1994년 펩시코에 입사한 후 2006년 10월 회장 겸 CEO에 취임한 누이는 공격적인 기업 인수합병(M&A)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회사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면서 변화를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펩시코는 현재 대표제품인 펩시콜라 외에 트로피카나·게토레이·마운틴듀 등 다양한 음료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다만 펩시코의 핵심제품인 콜라 음료가 북미지역을 중심으로 판매침체를 이어가는 등 코카콜라의 아성을 완전히 넘지는 못했다. 펩시코의 매출은 코카콜라를 넘어서며 글로벌 음료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시가총액 면에서는 누이의 CEO 취임 이후 펩시코가 80% 늘어난 데 비해 코카콜라는 2배 이상 증가했다. 3일 기준 펩시코의 시총은 1,650억달러(약 185조8,230억원), 코카콜라는 2,000억달러였다.

한편 누이의 퇴임으로 미 기업 내 여성 CEO의 비율은 한층 낮아지게 됐다. 올 상반기에만도 캠벨수프의 데니스 모리슨, 에이번의 셰리 매코이, 휴렛팩커드의 멕 휘트먼 등이 CEO 자리에서 내려왔으며 누이마저 퇴진하면서 포천 500대 기업을 이끄는 CEO 중 여성은 24명으로 줄어들게 됐다. 뉴욕타임스(NYT)는 “누이가 펩시코 CEO에 취임했을 때만 해도 포천 선정 500대 기업을 이끄는 여성은 지금의 2배였지만 올해 들어서만도 25%가 줄었다”고 전했다.


박홍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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