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시로 여는 수요일] 연어

-이병승(1966~)

0815A30 시로22



딸아이처럼 앳돼 보이는 햄버거 집 알바생

래퍼처럼 경쾌하게 주문을 받고


달인처럼 손가락을 움직인다

틈틈이 테이블을 닦는 손걸레질도

제집 밥상 닦듯 야무지다

요리 뛰고 조리 뛰면서도 말갛게 웃는 얼굴

그 아이를 보며


햄버거 패티와 도살된 소, 환경파괴 최저임금 신자유주의를 운운하기 난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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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강물이 더러워도

강줄기를 비틀거나 방향을 바꾸지 않고

저 혼자 물살을 거슬러 올라가는

저 즐겁고 씩씩한 한 마리 말간 연어

고민을 고민 없이 끌고 가는

싱싱한 웃음 앞에서

아, 정답이 따로 없다!

누가 명랑한 새들을 미세 먼지 속 날게 만들었나? 누가 은비늘 반짝이는 물고기들을 녹조 속 숨겨 놓았나? 누가 초록뿐인 나무들을 잎 타는 열돔 속 가둬 두었나? 누가 북극곰이 타고 있는 얼음을 꺼트렸나? 누가 생명의 공동주택인 열대우림을 햄버거를 위해 베어버렸나? 누가 들판을 누비던 소 떼의 발굽을 축사에 묶어두었나? 최저임금도, 환경도, 이데올로기도 아랑곳없는 생의(生意)여, 고맙다. 하지만 저 싱싱한 웃음을 위해서라도 정답이 따로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시인 반칠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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