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익범 특별검사팀에 3일 만에 다시 출석한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하루 속히 진실이 밝혀지기를 기대한다. 그렇지만 본질은 벗어난 조사가 더 이상 반복되질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특검이 김 지사의 혐의를 기어코 입증하려는 태도를 에둘러 비판한 것이다.
9일 오전9시30분경 강남역 인근 특검 사무실 앞 나타난 김 지사는 “충실히 조사에 협조하고 당당히 수사에 임하겠다는 입장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며 “충실히 조사에 협조한 만큼 하루 속히 경남도정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취재진이 드루킹에게 왜 정책 자문을 받았냐고 묻자 “국민의 다양한 의견을 듣는 것은 정치인으로서는 당연한 일”이라고 답했다. 센다이 총영사직을 드루킹 측에 왜 제안했느냐는 질문에는 “제안한 적 없다”며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김 지사는 이날 9층에 마련된 영상녹화 조사실에서 장시간 신문을 받을 전망이다. 김 지사는 지난 6일 특검에 출석해 18시간여 동안 밤샘 조사를 받았으나 신문사항이 방대한 탓에 조사의 절반가량은 진행하지 못했다.
특검은 김 지사가 2016년 11월 드루킹이 운영한 경기도 파주 느릅나무 출판사를 찾아 댓글조작 프로그램 ‘킹크랩’ 시연을 보고 사용을 승인·묵인했다고 본다. 또 2017년 12월 드루킹에게 일본 총영사직을 대가로 6·13 지방선거를 도와달라고 요구한 것이 아닌지 의심한다.
김 지사는 앞서 특검 조사에서 느릅나무 출판사엔 갔으나 킹크랩 시연은 본 적 없으며 드루킹이 불법 댓글조작을 하는지도 몰랐다고 진술했다. 드루킹에게 공직을 대가로 선거와 관련한 ‘거래’를 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단순한 인사 추천이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지사가 자신의 혐의를 전면 부인하며 평행선을 달리는 만큼 특검팀은 이날 그간 공개하지 않은 새로운 물증으로 그를 다시 추궁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특검은 또 김 지사를 최종 배후로 지목한 드루킹을 소환해 양측을 대질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1차 수사 기간 60일 중 16일을 남긴 특검은 김 지사의 2차 소환조사가 끝나는 대로 그의 신병 방향에 대한 검토에 들어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