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경기침체-고용절벽에 결국 '건설카드'...정부 "내년 SOC예산 33조 이상 확대"

김동연 부총리 기자간담

건설경기부양 등 고육책

정부가 일자리 창출과 지역 경기 활성화를 위해 도시재생·주택·생활체육시설 등을 포함한 실질 사회간접자본(SOC) 투자를 크게 늘리기로 했다. 이를 위해 ‘생활혁신형 SOC’이란 개념도 새로 도입한다. 일시적 경기부양을 위해 전통적인 토목형 SOC에 기대지 않겠다는 현 정부의 기조를 훼손하지 않기 위한 고육책으로 읽힌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9일 세종정부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내년도 예산 편성안에 대해 “도시재생·주택 관련 ‘생활혁신형 SOC’는 올해 예산 8조원에서 대폭 증액하겠다”고 밝혔다. 내년에 추가로 깎을 계획이었던 도로·철도 등 기존 SOC 예산도 올해보다 늘려잡는다. 김 부총리는 “(토목공사 중심의) 전통 SOC 예산은 지난해 국회에 제출한 정부 예산안 17조8,000억원보다 증액해 제출하겠다”고 말했다. 정부가 전날 발표한 주민체육시설·미세먼지 차단숲 등 10대 ‘지역밀착형 생활 SOC’ 투자 7조여원까지 합치면 내년도 실질 SOC 예산은 33조원을 훌쩍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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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이렇게 SOC 개념을 구분해가면서 SOC 투자를 늘리려는 것은 지역별 소규모 건설사업으로 경기 둔화·고용 부진을 타개하겠다는 목적에서다. 한국산업기술진흥원에 따르면 올해 SOC 예산이 전년대비 14% 급감하면서 올 상반기 건설업 일자리 증가율은 1년 전 8.2%에서 2.2%로 떨어졌다. 하반기에는 0.2%에 그칠 전망이다. 일각에선 올해 급격한 SOC 투자 감축으로 건설업 경기·고용 둔화 등 부작용이 커지자 SOC 개념만 달리해가면서 ‘꼼수’를 부리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정부가 주도하는 공공재 투자라는 점에서 세 가지 결국 모두 SOC”라며 “경기부양보다 복지에 재정 투입하겠다는 기존 방향을 유지한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또 혁신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내년 연구개발(R&D) 예산을 올해보다 3,000억원 이상 늘린 20조원 이상 규모로 짜고 8대 선도사업에 5조원을 투입하게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내년 총지출 증가율은 7% 후반대보다 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김 부총리는 “지출 구조조정은 당초 계획대로 확실하게 할 것”이라며 본지출을 최대 12조4,000억원 구조조정하겠다고 밝혔다. 당초 계획보다 5,000억원 줄어든 규모다. /세종=빈난새기자 binthere@sedaily.com

빈난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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