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05930)는 신흥시장 여러 곳에서 굳건하게 1등을 지키고 있고 앞으로도 변함없을 것입니다”
중국 화웨이가 내년 말에 전세계 스마트폰 1위 업체로 오르겠다고 선포한 가운데 고동진(사진) 삼성전자 IM부문장(사장)이 ‘수성’ 의지를 강하게 내비쳤다. 고 사장은 지난 10일(현지시간) 갤럭시 노트9 언팩행사를 치른 뒤 미국 뉴욕에서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요즘 일부 경쟁사가 삼성전자를 앞지르겠다는 얘기를 많이 한다”라며 사실상 화웨이를 겨냥해 발언했다. 그는 특히 화웨이와 세계 최초 타이틀을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폴더블폰 출시와 관련해서도 “마지막 능선을 넘었다”며 “(출시가) 멀지 않았고 최초를 뺏기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화웨이가 이르면 올해 11월께 폴더블폰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삼성전자의 제품 출시 시기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블루오션’인 신흥시장에서의 입지 강화 전략도 밝혔다. 고 사장은 “인도, 중남미, 동남아 등 신흥시장은 플래그십폰의 비중이 낮다”며 “새로운 기술, 혁신적 기술을 중가대에도 먼저 적용하자고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 두달내에 (혁신 기술을 적용한) 중가대 제품이 나올 것”이라며 “경쟁력 있는 제품을 내고 굳건하게 1등 자리를 지키겠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보급형 제품인 갤럭시 A시리즈에 갤럭시 노트9(4,000mAh)보다 더 큰 용량의 배터리를 탑재하는 방안도 준비 중이다.
‘점유율 0%대’의 굴욕을 맛보고 있는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 대해서는 “지난 1년간 필요한 조치는 다했다”며 “내년엔 반드시 회복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고 사장은 최근 중국 우한에서 현지 블로거들을 초청해 간담회를 갖는 등 매달 중국을 직접 방문해 시장 회복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내년 3월에 시작될 5G 서비스와 관련해 “4G까지는 휴대폰을 사용하는 사람이 중심이었지만 5G에서는 ‘things’가 중심이 될 것”이라며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머신러닝 등이 중요해진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이를 위해 현재 AI플랫폼을 기반으로 다양한 프로그램, 애플리케이션을 내놓아 ‘삼성 생태계’를 확장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실제로 이번 갤노트9 언팩 행사에서 깜짝 공개된 삼성전자의 첫 AI스피커 ‘갤럭시 홈’이 이같은 생태계를 이끄는 중요한 축을 담당할 전망이다. 고 사장은 “삼성전자가 처음으로 ‘에코(생태계)’를 형성하는 시작이 될 것”이라며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AI, IoT, 5G 등 기기와 기기가 연결되는 세상을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뉴욕=권경원기자 naher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