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18년 논쟁 끝내고...이번엔 면세점 들어서나

■文 "입국장 면세점 도입 검토"

"소비자 편익제고 등에 도움

면세점 설치를" 목소리 커져

中 등 주변국도 앞다퉈 운영

"세관감시 기능 저하" 우려도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제1 여객터미널 1층 입국장 수화물 수취지역에 총 380㎡ 규모의 공간을 16년째 비워놓고 있다. 바로 입국장 면세점을 설치하기 위해서다. 최근 개항한 제2 터미널(T2) 1층 수화물 수취지역 326㎡의 공간 역시 장기간 공터로 남겨놓을 계획이다. 이곳에도 입국장 면세점을 넣을 계획이다. 입국장 면세점은 소비자 편의를 위해 지난 2003년부터 일곱 차례에 걸쳐 논의됐으나 번번이 무산됐다. 이런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이 관계부처에 입국장 면세점 도입 방안 검토를 지시하고 기획재정부가 관련 업체 의견수렴에 나선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번에는 성사 가능성이 커지게 됐다.

사실 입국장 면세점 설치는 2001년 인천국제공항이 문을 열 때부터 건설교통부(현 국토교통부)와 인천국제공항공사 측이 줄곧 주장해왔다. 논의가 본격화된 것은 2003년부터다. 이후 여섯 차례에 걸쳐 의원입법 발의를 통해 입국장 면세점 설치를 추진했으나 기획재정부·관세청, 항공사 및 경찰·국정원 등 정보보안기관의 반대로 무산됐다.


지난해에는 인천공항공사가 다시 면세점 설치를 추진한 바 있다. 무엇보다 예전과 상황이 많아 달라졌다는 점이다. 당시 해외 여행객이 늘면서 여행객 편의 증대뿐 아니라 소비자들의 선택 폭을 넓혀준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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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여객터미널 입국장 면세점 예정 공간. /사진제공=인천국제공항공사제1여객터미널 입국장 면세점 예정 공간. /사진제공=인천국제공항공사


아울러 해외 공항들이 경쟁적으로 입국장 면세점을 설치하는 것도 요인으로 작용했다. 실제로 중국·일본 등 경쟁 국가들이 잇따라 입국장 면세점을 설치하고 있다. 중국만도 19개 공항에서 입국장 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 세계 73개국, 130여개 공항에서 입국장에 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의 경우 지난해 일곱 번째 설치 시도 역시 흐지부지됐다.

현재 입국장 면세점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무엇보다 국내에서 구입한 면세품을 해외로 가지고 나가야 하는 출국장 면세점에 대한 소비자 불편이 커지면서 ‘입국장 면세점 설치’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인천공항공사에 따르면 2002년부터 2017년까지 2만여 명의 공항 이용객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전체의 84%가 입국장 면세점 설치에 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태규 바른미래당 의원은 지난달 입국장 면세점 설치·운영 근거를 마련하는 것을 골자로 한 관세법 개정안을 의원입법으로 발의했다.

하지만 여전히 반대 목소리도 있다. 관세청, 보안 관련 기관, 항공사 등에서는 우려의 시각을 보내고 있다. 우선 외국으로 반출하는 조건으로 여행 물품 구매를 허용하는 소비지과세원칙에 어긋나고 수하물 회수 시간이 늦어져 입국장의 혼잡이 커지면서 세관의 감시 기능이 저하될 수 있다는 것이다. 출국장 면세점을 운영하는 국내 주요 면세업체들도 경쟁 심화 등을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면세업계의 한 관계자는 “입국장 면세점이 생기면 출국장 면세점의 매출이 줄어들기 때문에 크게 보면 제로섬”이라며 “입국장 면세점만큼 중요한 것은 현재 600달러로 정해놓은 면세 구매 한도를 늘리는 것과 입국장에 인도장을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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