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창간기획-아프리카를 다시 본다<중>] 阿 '블랙다이아몬드 1.3억명'...한국 IT·가전 '기회의 땅'으로

■'검은 대륙' 뛰어드는 기업들

'젊은 중산층' 소득수준 높아져 가전제품 소비 크게 늘어

삼성·LG 등 사막기후 고려한 맞춤형 냉장고·TV로 승부

스마트폰 사용률 12년새 7배↑...이동통신도 '큰 장' 열려

케냐 나이로비 시내에 삼성전자의 냉장고를 홍보하는 대형 광고물이 설치돼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아프리카 현지 전력 상황과 기후 환경을 고려한 제품 출시를 통해 현지 소비자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나이로비=정영현기자케냐 나이로비 시내에 삼성전자의 냉장고를 홍보하는 대형 광고물이 설치돼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아프리카 현지 전력 상황과 기후 환경을 고려한 제품 출시를 통해 현지 소비자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나이로비=정영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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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는 새해가 되면 전 세계 주요 대륙을 돌며 신제품 발표회 ‘LG이노페스트’를 개최한다. LG전자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유럽을 첫 개최지로 했지만 올해는 첫 테이프를 아프리카 부국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끊었다. LG전자는 “아프리카의 높은 성장 잠재력에 주목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아프리카개발은행에 따르면 아프리카 지역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지난해 3.4%에서 올해 4.3%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빠른 도시화와 소득 수준의 향상으로 지난 2015년부터 10년간 연평균 3.8%의 높은 가계소비 성장이 예상되는 대륙이다. 지갑을 열 경제적 여건이 뒷받침되기 시작했다는 뜻이다. ‘전체 인구를 연령순으로 나열했을 때 한가운데 있는 사람의 연령’을 뜻하는 중위연령이 18.3세에 불과한 젊은 땅이기도 하다. 우리나라는 올해 기준 42.6세다.


젊음과 10억명이 넘는 인구, 높은 가계소비 성장률의 ‘3박자’는 정보기술(IT)·가전 트렌드를 주도하는 우리 기업들에 성공의 보증수표나 다름없다. 3박자를 모두 갖춘 젊은 중산층인 이른바 ‘블랙 다이아몬드’가 공략 대상이다. 서상현 포스코경영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중국이 세계의 공장과 소비 중심지로 급부상한 것처럼 아프리카도 급성장을 거듭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LG, ‘검은 대륙’ 속으로=아프리카 IT·가전 시장 규모는 북미·아시아 등 여타 대륙과 비교하면 아직 큰 편은 아니다. 업계에 따르면 이집트 등 북아프리카 일부 국가를 제외한 아프리카 TV 시장 수요는 300만대 규모다. 대수 기준으로는 우리나라의 연간 내수 TV 시장보다 조금 더 많은 수준이다.

하지만 우리 기업들은 현 상황보다는 미래 성장 잠재력에 주목하고 있다. 맥킨지에 따르면 아프리카 중산층은 2008년 8,500만명에서 오는 2020년 1억2,800만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블랙 다이아몬드’로 불리는 젊은 중산층은 최신 유행에 민감하고 가전제품 등을 자기만족을 위해 소비하는 게 특징이다.


삼성전자는 일찌감치 2009년 중동과 아프리카 지역을 통합 관리하던 중아(中阿) 총괄을 중동과 아프리카로 각각 분리했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기존 주요 국가와 대도시 중심에서 주변국 및 중소도시로 영업을 확대해나가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LG전자 역시 포화 상태에 다다른 아시아 시장을 대체할 신규 시장으로, 인도와 중국의 대안 시장으로 아프리카 시장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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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난·사막기후…“현지 특화가 살길”=국내 업체들이 아프리카 시장을 공략하는 수단은 철저한 현지화다. 열악한 전력 사정에 집중한다는 게 업체들의 공통된 현지화 방향이다.

삼성전자는 현지 특화 제품인 ‘아프리카 전용제품(Built For Africa)’을 지속적으로 출시하고 있다. 대부분이 낙후한 전력 사정, 사막기후 등을 고려한 제품들이다. 2015년부터 TV에 적용하고 있는 ‘아날로그 클리어 뷰’ 기능이 대표적이다. TV 신호 수신 상태가 좋지 않으면 화면 노이즈를 감소시켜 깨끗한 화질을 제공하는 기능이다. 들쭉날쭉한 전압 변화를 견디고 낙뢰에도 파손을 최소화하는 기능도 있다. 전원이 끊겨도 반나절가량 온도를 영하로 유지하는 기능을 탑재한 냉장고도 인기다.

LG전자 역시 아프리카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강력한 저음을 강조한 컴포넌트 오디오를 내놓았다. 초저음파를 이용해 말라리아의 매개체인 암컷 학질모기를 쫓아내는 ‘말라리아모기 퇴치용 에어컨’도 있다. 무역협회는 “가격보다 품질을 중시하는 아프리카 젊은 중산층의 증가와 온라인 쇼핑몰 등 새로운 유통채널이 확대되고 있다”고 전했다

◇스마트폰·이동통신 큰 장 열리는 아프리카=휴대폰 시장도 거대한 물결의 상승 흐름에 있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2005년 전체 인구의 11.6%에 불과하던 휴대폰 사용률은 2017년 75.4%로 불어났다.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에 따르면 아프리카 6개국(알제리·이집트·케냐·모로코·남아공·튀니지) 스마트폰 출하량은 2014년 3,760만대에서 올해는 6,020만대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출하량도 전년 동기 대비 42% 증가했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이 정체기에 진입한 가운데 아프리카 시장의 성장세가 두드러지고 있는 것이다. 남아공과 나이지리아·케냐·가나 등 4개국의 스마트폰 판매량은 2010년 396만대에 불과했지만 2016년에는 3,310만대로 늘었다.

국내 정보통신기술(ICT) 업체들에도 기회의 땅이다. 국내 ICT 업체 중 아프리카에서 가장 눈에 띄는 활약을 보이는 곳은 올 5월 르완다에 롱텀에볼루션(LTE) 전국망을 구축한 KT다. 르완다는 1,200만명의 국민 중 860만명이 이동통신 서비스에 가입 중이며 이 가운데 스마트폰 가입자는 115만명 이상으로 통신시장의 발전 가능성이 높다. 이런 이유로 특히 한국을 넘어 개발도상국에서 새 시장을 찾으려는 스타트업들이 아프리카에 도전장을 내고 있다. 동아프리카 최대 통신사 사파리콤의 자회사인 알파사파리콤에서 전략적 파트너십 업무를 담당하는 은조키 기친가 스페셜리스트는 최근 한국 IT 스타트업의 음파결제 기술 등을 접한 후 “흥미롭다”며 “모바일머니 서비스에 접목해 볼 수 있는 지 기술팀과 이야기해볼 것”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나이로비=정영현기자, 한재영·양철민기자 jyhan@sedaily.com

한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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