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루킹 김동원씨의 일본 인사 청탁 등에 대해 청와대 차원에서 대응했다는 의혹을 받는 백원우 청와대 민정비서관이 15일 허익범 특별검사팀에 참고인으로 출석했다.
이날 8시44분경 서울 강남역 특검 사무실에 도착한 백 비서관은 취재진이 ‘드루킹의 댓글조작을 알았나’고 묻자 “성실히 잘 조사받겠다”고만 말했다. 드루킹이 오사카 총영사로 인사청탁을 한 도모 변호사를 지난 3월 만나 어떤 대화를 했는지, 당시 드루킹이 경찰에 체포된 것을 알고 있었는지에 대해선 “안에 들어가서 말씀드리겠다”고 말하고 조사실로 올라갔다.
특검은 이날 백 비서관에게 드루킹 일당의 댓글조작을 얼마나 알고 있었으며 드루킹의 인사청탁과 관련해 어떤 조처를 했는지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백 비서관은 올해 2월께 당시 국회의원이던 김경수 경남도지사로부터 ‘드루킹으로부터 반(半)협박을 받고 있다’는 얘기를 전달받았다. 드루킹이 김 지사의 국회의원 시절 보좌관인 한모씨에게 500만원을 건넸던 사실을 거론하면서 도모 변호사를 오사카 총영사에 임명해 달라고 집요하게 요구했다는 내용이다.
이후 드루킹은 3월 21일 오전 9시 경찰에 체포됐고, 그로부터 1시간 뒤 백 비서관이 인사청탁 대상자인 도 변호사에게 “만나자”고 전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백 비서관은 같은 달 28일 도 변호사를 청와대 연풍문 2층으로 불러 1시간 남짓 면담하기도 했다. 도 변호사는 당시 대화에 대해 “일본과 관련한 일반적 얘기를 나눴던 것이 전부”라고 주장하지만, 특검은 둘 사이에 댓글조작이나 인사청탁과 관련한 부적절한 대화가 오간 것은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특검은 드루킹의 또 다른 측근 윤모 변호사가 3월 초 청와대로 추정되는 곳으로부터 아리랑TV 이사직을 제안받은 사실에도 주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사실을 토대로 드루킹 측의 집요한 청탁·협박을 무마하기 위해 청와대에서 ‘당근과 채찍’ 전략을 구사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인다.
이날 특검이 백 비서관 조사를 마치면 김 도지사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할 지도 곧 결단을 내릴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