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요즘 사람들은 가까이 있는 은행 영업점이라도 선뜻 찾아가기 부담스럽다. 번호표를 뽑고 오래 기다려야 하고, 창구 직원의 숙련도에 따라 각종 상담에 대한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들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은 지난 5월 차세대시스템 ‘위니’ 구축으로 이 같은 낭비를 크게 줄였다.
위니 시스템 구축을 이끈 김만흥 SK㈜ C&C 금융전략사업부문장(전무)은 지난 14일 “오픈 100일(16일)을 맞는 ‘위니’로 우리은행은 업무를 절감하고 고객 만족도를 높일 수 있었다”며 “아마존이나 넷플릭스처럼 정보기술(IT)을 활용한 시스템혁신이 기업의 핵심경쟁력이 되고 있으며 ‘위니’는 그 대표 사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SK㈜ C&C는 27개월간 약 1,000명을 투입해 ‘위니’의 뼈대인 세일즈·마케팅 시스템을 구축했다.
위니의 핵심 서비스는 ‘옴니채널’과 ‘싱글뷰’다. ‘옴니채널’은 인터넷뱅킹과 모바일뱅킹, 은행 창구업무까지 결합한 온·오프라인 통합 채널을, ‘싱글뷰’는 고객 계좌와 거래 이력, 수익성 등을 따져 새 상품을 추천한다. 이 두 기능을 활용하면 적금 만기가 돌아온 고객이 모바일 앱으로 우리은행 펀드 상품을 조회한 뒤 영업점을 방문하면, 창구 직원은 비슷한 나이의 고객이 선호하는 상품을 먼저 추천해준다. 창구 직원은 고객이 뭘 원하는지 여러 번 물을 필요가 없는 만큼 고객은 시간과 노력을 크게 줄일 수 있다.
김 부문장은 “고객이 같은 이야기를 반복할 필요가 없어 핵심 사항에 대한 보다 질 높은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며 “채널 통합에 따른 업무 간소화로 이전에는 은행 영업이 끝난 뒤 오후 8~9시까지 마감 업무를 보던 직원들도 오후 6시면 업무를 끝낼 수 있게 된 것도 이 같은 효과”라고 설명했다. ‘위니’의 또 하나의 장점은 확장성이다. 김 부문장은 “이번 차세대 시스템은 언제든지 인공지능 기반의 ‘챗봇’과 같은 새로운 시스템을 추가할 수 있다”며 “그런 면에서 위니는 단순히 금융시스템을 넘어 빅데이터 플랫폼인 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