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에는 의원 130명 전원이 소속된 ‘거대 단톡방’이 있다. 어느 단톡방에나 존재하는 ‘눈팅족’도 있지만 비교적 활발한 소통이 이뤄지고 있다고 의원들은 귀띔했다. 누군가 주도적으로 소통을 주도하기보다 개별 의원들이 현안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개별적으로 표명하는 방식이다.
최근에는 특수활동비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몇몇 의원들은 단톡방에서 특활비 폐지와 관련한 자신의 의견을 개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가 특활비 폐지에 주저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이 골자다. 한 초선 의원은 “현안이 생기면 의원들이 각자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단톡방에 올린다”면서 “단톡방에 원내대표단은 물론 국회의장까지 소속돼 있는 만큼 이번 특활비 문제 의사결정 과정에서도 의견 수렴 창구가 되지 않았을까 싶다”고 전했다.
국회의장직 수행을 위해 일시적으로 무소속 상태인 문희상 의장도 단톡방의 일원이다. 당선 직후 자진해 단톡방을 나갔지만 다른 의원 한 명이 다시 초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의장이 강제로 ‘카톡 감옥’에 입성했다는 우스갯소리도 나온다.
인터넷 은행에 대한 은산분리 완화 문제를 놓고도 자유로운 의견 개진이 이뤄졌다. 한 의원은 청와대와 원내지도부의 은산분리 완화 방침에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책 노선에 변화를 주기 전에 충분한 내부 논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것이다. 다른 의원들도 자신이 발의한 관련 법안을 소개하는 등 활발히 의견을 개진했다.
대다수의 의원들은 이 같은 민주당의 소통 방식에 자부심을 드러냈다. 때로는 단톡방이 근거 없는 괴소문의 근원지가 되기도 하지만 수평적인 의사결정 구조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된다는 이유에서다. 한 재선 의원은 “민주당 이름에 걸맞은 민주적인 소통 방식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앞으로도 당 차원에서 중요한 의사결정 과정을 앞두고 있을 때 의견 수렴 창구로 기능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