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따뜻한 카리스마' LG맨 정병철씨 별세

30년 넘게 LG재무통으로 정평

빠른 결단력·따뜻한 리더십 보여

퇴직후 전경련 상근부회장 맡기도

정병철 전 전경련 상근부회장.정병철 전 전경련 상근부회장.



정병철 전 전국경제인연합회 상근부회장이 20일 지병으로 별세했다. 향년 72세.

경남 하동에서 태어난 정 전 상근부회장은 경복고와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LG화학에 입사한 후 LG맨의 길을 걸었다. 30년 넘게 LG그룹에서 근무하며 LG반도체 관리본부 전무, LG상사 사업지원담당 부사장, LG전자 대표이사 사장, LG산전 대표이사 사장, LG CNS 대표이사 사장 등을 역임했다. 숫자에 밝고 꼼꼼한 ‘재무통’으로 정평이 나 있다. 작은 체구지만 과감한 업무 추진력과 직선적인 성격 때문에 ‘독일 병정’으로 통하기도 했다.


특히 LG CNS를 이끌 때는 ‘따뜻한 카리스마’를 보이기도 했다. 직원들에게 근무시간은 철저히 지키고 업무 후의 시간을 자기계발에 할애하도록 했다. 한 직원의 딸이 사보에 올린 ‘첫째 딸의 새해 소원’을 읽고 호텔 뷔페권을 사 들고 간 사실이 한동안 직원들 사이에서 회자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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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8년에는 전경련으로 자리를 옮겨 상근부회장을 맡았다. 전경련에서도 최고경영자 출신답게 빠른 결단을 내리며 실무진으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다만 당시 독선적인 조직 운영 등으로 연일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정 전 부회장은 이승철 당시 전경련 전무와 함께 ‘양철’로 불리며 협회의 요직을 꿰차는 등 새로운 인재의 등용과 조직의 변화를 막았다는 비난을 받았다. 2011년에는 정치권 로비 할당으로 논란을 일으켰다. 주요 정치인과 청와대 참모들을 배정해 입법 로비에 나서려던 계획이 알려지면서였다. 이 계획은 정 전 부회장 등의 지시로 추진됐다는 설이 돌았다.

5년여의 부회장직을 지낸 뒤 2013년 사의를 표한 정 전 부회장은 LIG넥스원 사외이사 등을 맡아왔다.


김우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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