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0월 대선을 치르는 브라질에서 후보 등록 이후 처음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부패혐의로 수감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이 압도적 지지율로 선두를 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시장이 선호하는 친개혁 후보들은 한자릿수 지지율에 그치는 등 대선 이후에도 브라질 경제 안정을 기대하기 어렵게 되자 헤알화 가치는 30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20일(현지시간) 브라질 여론조사기관 MDA는 대선후보 등록 이후 처음으로 실시한 투표의향 조사에서 좌파 노동자당(PT)의 룰라 전 대통령이 37.3%로 선두를 지켰다고 밝혔다. 극우 성향인 사회자유당(PSL)의 자이르 보우소나루 후보가 18.8%로 2위를 차지했고 나머지 후보의 지지율은 한자릿수에 머물렀다.
특히 금융시장이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진 브라질사회민주당(PSDB)의 제라우두 아우크민 후보는 4.9%, 현 정부에서 재무장관을 지냈고 미셰우 테메르 대통령이 속한 브라질민주운동(MDB)의 대선후보인 엔히크 메이렐리스는 0.8%로 9위에 그쳤다. 시장은 아우크민 후보와 메이렐리스 후보를 연금·조세개혁을 가장 강력하게 추진할 인사로 꼽고 있다.
시장이 지지하는 두 후보가 극도로 부진하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자 헤알화 가치는 2년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헤알화 가치는 1달러당 3.9701헤알로 전날 대비 1.53% 하락했다. 이는 지난 2016년 2월 29일(4.0163헤알) 이후 최저치다.
게다가 룰라 전 대통령이 대선에 출마할 수 있을지도 아직 불투명해 브라질 대선정국은 갈수록 안갯속으로 치닫고 있다. 지난주 유엔인권위원회는 룰라 전 대통령의 출마를 지지하는 입장을 내놓았지만 브라질 정부는 “유엔인권위의 입장은 권고사항일 뿐”이라며 부정적 반응을 나타냈다. 이번 여론조사에 따르면 룰라 전 대통령의 출마가 무산될 경우 극우 보우소나루 후보가 20%로 선두에 오르게 되며 마리나 시우바 후보 12%, 중도 좌파 시루 고메스 후보 9%, 노동자당의 대체후보인 페르난두 하다드 후보가 4%를 기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