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인난에 시달리는 일본이 이례적으로 우리 조선업계를 찾아 인력 구하기를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조선사가 일감절벽을 벗어나기 위해 허리띠를 졸라맨 가운데 일자리를 잃은 근로자를 흡수하려는 의도다. 조선업뿐 아니라 자동차·디스플레이 등 핵심산업에서는 ‘정보기술(IT) 굴기’를 내건 중국이 국내 인재를 수혈해 기술격차를 좁히고 있다. 기술력을 갖춘 인재가 경쟁국으로 빠져나가면 산업별 미래 경쟁력이 약화할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 무역진흥기구인 제트로는 최근 정부와 조선해양플랜트협회를 잇달아 찾아 자국 조선사에서 일할 인력을 구해줄 것을 요청했다. 일본 조선사가 개별적으로 국내 조선업 종사자와 접촉한 데 이어 공공기관까지 인력 빼내기에 나선 모습이다. 일본 조선사는 올해 중견 조선업체의 구조조정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일자리를 잃은 상당수 협력업체 직원을 채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선업계 고위관계자는 “현재 수주한 몫을 건조하는 내후년을 대비해 10만명 수준의 조선업 종사자가 필요한데 올해 구조조정의 여파로 이를 밑돌 것”이라며 “일자리를 잃은 인력이 해외로 나가버리면 업황이 반등했을 때 건조능력이 부족해 수주를 못하는 일이 벌어지지 않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