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韓 대외관계 전략적 균형감각 필요..RCEP 등 협력통해 한중관계 개선을"

[창간기획 우리에게 중국은 무엇인가]

<10·끝> 미중이 본 한국이 갈 길

자칭궈 베이징대 국제관계학원 원장 인터뷰

자칭궈 베이징대 국제관계학원장(교수)자칭궈 베이징대 국제관계학원장(교수)



韓, 어느한쪽으로 치우치면 ‘난감한 결과’ 직면할수도

北 비핵화 실체 여전히 불투명..북미협상 낙관 일러




“한반도 주변 정세가 급변하는 상황에서 한국은 대외관계에서 균형적 관점을 유지해야 합니다. 미중 갈등 양상에서 어느 한쪽으로 기우는 극단적인 생각에 의존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중국의 대표적인 국제 문제 전문가인 자칭궈(61) 베이징대 국제관계학원 원장은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미중 무역갈등과 북핵 안보 이슈, 한중 관계가 서로 미묘한 상호작용을 하며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어느 때보다 한중의 신중한 대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중국 국가정책 최고자문기구인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상무위원이기도 한 자 원장은 현지 주요 언론들이 중국 외교안보 분야를 진단할 때 조언을 구하는 국제 분야의 최고 권위자다. 코넬대에서 국제정치학 석·박사 학위를 받고 미국 유력 싱크탱크인 브루킹스연구소에서 국제관계를 연구한 후 호주 시드니대, 미국 캘리포니아대 샌디에이고 캠퍼스 등에서 교수로 활약했으며 현재 중국에서 중화미국학회 부회장과 중국국제관계학회 부회장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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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원장은 “한중 관계에 굴곡이 있기는 하지만 수교 이후 꾸준히 발전을 이뤄왔다”면서 “현재 일부 이슈로 양국 간 어려움이 있지만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과 같은 자유무역협정과 기업 간 지속적인 교류, 투자 확대를 통해 양국이 더 많은 경제발전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환경문제 등 기후변화 이슈를 비롯해 중국 지도부가 주력하는 일대일로(육상 해상 실크로드) 참여를 통한 양국 관계 발전을 모색할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자칭궈 베이징대 국제관계학원장(교수)자칭궈 베이징대 국제관계학원장(교수)


그는 특히 한중 이슈가 미중 갈등 등 여러 국제 문제와 얽혀 있는 상황에서 한국으로서는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전략적 균형감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자 원장은 “주변 강국과의 관계를 고려할 수밖에 없는 한국으로서는 어느 한쪽을 선택하면 난감한 결과에 직면할 수 있다”면서 “미중 갈등 국면에서 한국이 외교안보는 물론 경제협력·무역 이슈 등에서 정책 결정에 적지 않은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겠지만 실용적인 관점에서 균형을 잡겠다고 생각하면 오히려 선택은 쉬울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관계 이슈 면에서 미국과 중국에 대해 극단적인 생각을 갖고 한쪽으로 치우친다면 외교관계나 경제교류 등 여러 분야의 건전한 발전에 부담이 된다는 것이다.

자 원장은 미중 무역갈등 이슈가 양국 간 시각 차이로 인해 단기간에 풀리지는 않겠지만 서로가 큰 상처를 입지 않기 위해서는 결국 타협점을 찾게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다만 중국 입장에서 미국이 문제 삼는 ‘중국 제조 2025’와 같은 국가 장기정책의 방향을 선회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자 원장은 “중국 지도부는 중국 제조 2025 정책의 효과를 이미 확인한 만큼 중국 경제발전의 상징으로 자리 잡은 국가 미래전략에 변화를 주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정치적 의사결정 구조와 경제발전 논리에서 미국과 근본적으로 다른 중국의 정치체제와 경제발전 전략 관점을 이해하려는 노력을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반도 안보의 핵심인 북한의 비핵화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을 보였다. 북미 정상회담을 거쳐 비핵화 이슈에서 변화가 생긴 것은 분명하지만 북한의 비핵화 의사에 대한 진정성과 북한이 생각하는 비핵화의 실체가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것이다. 그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 모두 실익 추구 관점에서 북미 협상과 비핵화 문제를 바라보고 있지만 협상 과정에 아직 많은 난관이 남은 만큼 성공률을 낙관적으로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과 미국이 협상 테이블에 대등하게 앉기는 했지만 실제로 국력과 경제력 모든 측면에서 둘은 결코 대등한 관계가 될 수 없다”며 “북한으로서는 미국과의 힘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 중국이라는 지렛대를 지속적으로 활용하려 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베이징=홍병문특파원 hbm@sedaily.com

홍병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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