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경제 괜찮다'는 靑 인식 우려스럽다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최근의 경제 상황에 대해 “우리는 올바른 경제정책 기조로 가고 있다”는 진단을 내놓았다. 이날 당 대표 선출을 위해 열린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축사를 통해서다. 문 대통령은 그 이유로 취업자 수와 고용률, 상용근로자의 증가와 수출 호조세 등을 들었다. 다만 청년과 취약계층 일자리, 소득 양극화 등을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이를 소득주도 성장과 공정경제가 강화돼야 하는 이유라고 역설했다. 에둘러 얘기했지만 소득주도 성장 정책을 밀어붙이겠다는 것이다.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도 이제 시작단계라며 소득주도 성장에 속도를 내겠다고 했다.


산업현장이나 경제지표에서 소득주도 성장의 부작용이 속속 드러나는데도 이를 고집하겠다니 우려스럽다. 청와대가 경제 현실을 제대로 인식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지금 한국 경제를 둘러싼 안팎의 여건은 엄중하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은 격화되고 우리 수출주력인 반도체 산업의 경기정점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터키발 외환위기 공포도 다른 신흥국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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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무리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일자리는 급감하고 소득 불평등은 더욱 심해지고 있다. 현 정부 들어 일자리 창출에 50조원 이상을 쏟아부었지만 지난달 일자리 증가는 고작 5,000개에 그치는 고용참사가 일어났다. 서민들의 삶은 더 팍팍해져 지난 2·4분기 소득 하위 20%의 실질소득이 전년 동기대비 9.0% 줄었다. 역대 최대 감소폭이다.

이렇게 일자리 사정이 갈수록 나빠지고 소득 양극화가 최악으로 치닫는데도 청와대는 이를 인정하지 않는 모습이다. 홍보 부족을 탓하고 취업자 수 등 입맛에 맞는 통계나 들이대며 소득주도 성장의 효과를 자화자찬하고 있다. 문 대통령이 5월 말 ‘최저임금 인상의 긍정적인 효과가 90%’라고 한 인식수준에서 하나도 변한 게 없다. 참으로 걱정이다. 이제라도 청와대는 소득주도 성장의 후폭풍을 직시하고 정책을 수정·폐기해야 한다. 계속 듣고 싶은 것만 듣고, 보고 싶은 것만 보면 더 큰 참사가 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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