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해외 흩어진 우리 문화재, 경매로 되찾아요" 서울옥션·국외소재문화재단 '문화재 환수' 업무협약

국내 반입 노력해온 두 기관

칠성도·해상군선도 등 환수

강인·강노 초상 국내 들여와

국립중앙박물관서 특별전

이옥경(오른쪽) 서울옥션 대표이사 부회장이 서울 종로구 평창동 서울옥션 본사에서 지건길 국외소재문화재재단 이사장과 문화재 환수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후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제공=서울옥션이옥경(오른쪽) 서울옥션 대표이사 부회장이 서울 종로구 평창동 서울옥션 본사에서 지건길 국외소재문화재재단 이사장과 문화재 환수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후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제공=서울옥션


국립중앙박물관은 지난 7일부터 서화실 개편과 함께 ‘강세황과 진주 강씨 5대 초상’을 전시하고 있다. 조선 후기를 대표하는 문인 겸 화가 표암 강세황의 부친을 그린 보물 제589호 강현 초상부터 강세황·강인·강이오·강노까지 5대의 초상화가 한자리에 모인 특별전은 유례를 찾기 어렵다. 이들 진주 강씨 가문은 조선 시대에 원로급 고위 문신을 예우하기 위해 설치된 기로소에 강세황의 할아버지부터 3대가 나란히 들어갔을 만큼 명문이다. 이 중 3대째 인물인 강세황의 장남 강인의 초상은 해외로 반출돼 행적이 묘연했다가 지난해 9월 서울옥션(063170) 경매를 통해 국내로 돌아와 박물관이 구입했다. 5대 강노의 초상 역시 외국으로 돌던 것인데 지난해 12월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 미국 경매에서 낙찰받아 박물관으로 이관했다. 조선 문인의 자의식과 자부심이 담긴 이들 초상이 한자리에서 공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9월 서울옥션 경매로 해외에서 되찾아 국립중앙박물관 소장품이 된 표암 강세황의 장남 강인의 초상화. /사진제공=국립중앙박물관지난해 9월 서울옥션 경매로 해외에서 되찾아 국립중앙박물관 소장품이 된 표암 강세황의 장남 강인의 초상화. /사진제공=국립중앙박물관


이처럼 해외 문화재를 국내로 되찾아오기 위해 활약해온 서울옥션과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 본격적으로 손을 잡았다.


이옥경 서울옥션 대표이사 부회장과 지건길 국외소재문화재재단 이사장은 27일 서울 종로구 평창동 서울옥션 본사에서 문화재 환수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를 계기로 서울옥션은 국외 소재 문화재의 환수를 위해 수익금을 기부하는 목적의 경매를 개최하기로 했다. 재단 측은 이 기부금을 활용해 국외 소재 문화재를 국내로 환수하는 용도로 사용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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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 지난해 12월 미국 경매에서 낙찰받아 국립중앙박물관으로 이관한 강세황의 넷째 아들의 손자, 즉 증손인 강노의 초상. /사진제공=국립중앙박물관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 지난해 12월 미국 경매에서 낙찰받아 국립중앙박물관으로 이관한 강세황의 넷째 아들의 손자, 즉 증손인 강노의 초상. /사진제공=국립중앙박물관


2012년 설립된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은 2012년 해외로 흩어져 소재가 모호한 한국 문화재의 소장처 확인을 비롯해 조사, 환수, 활용, 보존복원 지원, 민간협력 등 국외 문화재에 관한 사업들을 종합적으로 수행해왔다. 100여년의 유랑 끝에 미국 허미티지박물관에서 되돌아온 조선 시대 불화 ‘석가삼존도’와 부산 범어사에서 사라져 스위스 경매에서 되찾은 ‘칠성도’ 등이 성과다. 하지만 지난해 말 현재 국외 소재 문화재가 16만8,000여점인 데 반해 올해 재단 예산 중 문화재 긴급 매입 비용은 12억여원에 불과해 턱없이 부족하다.

1998년 국내 최초의 미술품 경매회사로 설립된 서울옥션은 그간 국내 및 홍콩에서 개최한 경매로 해외의 우리 고미술품을 국내에 들여오는 역할을 해왔다. 대표적인 국내 환수 고미술품으로는 ‘백자대호’ ‘해상군선도’ 등이 있다.

이 부회장은 “국외소재문화재재단과 함께 해외에 흩어져 있는 우리의 소중한 문화재 환수에 기여할 수 있어 뜻깊게 생각한다”면서 “이번 협약식을 계기로 문화재에 대한 대중의 인식이 확대되고 관심이 증대되기를 바라며 무엇보다 우리의 훌륭한 문화재가 제자리로 돌아오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조상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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