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포춘US]통제 불가능한 e-스포츠

e-스포츠는 최근 실제 직업으로 발돋움하며, 다양한 복지와 정규직 특전들을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일터로선 매우 혹독한 곳이다. By Lisa Marie Segarra

비디오 게임을 업으로 삼는다는 건 꽤 오랫동안 허황된 꿈처럼 보였다. 하지만 e-스포츠 리그의 뜨거운 열기와 함께 이 꿈이 현실로 다가왔다. 오늘날 프로게이머들은 고액 연봉과 훌륭한 복지, 퇴직금을 누리고 있다. 일반 회사원들이 부러워할 만한 특전이다. 하지만 게임이 제대로 된 전문 직업으로 성장하면서, 이 가상 직장들에 인사부를 둬야 할 만큼 부적절한 행동도 늘어났다.


디지털 닉네임 ‘xQC’로 더 잘 알려진 게이머 펠릭스 렝겔 F?lix Lengyel의 사례를 살펴보자. 올해 22세인 이 캐나다 게이머는 게임엔터테인먼트 회사 액티비전 블리자드Activision Blizzard 소속 사업부 ‘오버워치 리그Overwatch League’의 프로게이머다. 그는 지난 1월 상대 게이 선수를 향해 동성애 비하 발언을 했다가 한바탕 곤욕을 치렀다. 렝겔은 즉시 출전 정지를 당했다. 그의 일탈은 이 뿐만이 아니었다: 렝겔은 터무니 없는 비방을 일삼아 수천 달러의 벌금을 냈다. 또한 올해 ‘이모트emote’-게임 생중계 방송 플랫폼 트위치Twitch에서 사용하는 이모티콘-로 리그 진행자에게 인종차별적 발언을 가하기도 했다(얼마 후 링겔은 모욕적 행위임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렝겔처럼 개인 SNS나 공식 리그 방송 중 잘못된 행동으로 경고, 벌금, 출전 정지를 받은 오버워치 리그 게이머들은 다섯 명 정도가 더 있다(최고 관리자인 네이트 낸저Nate Nanzer 커미셔너는 “오버워치 리그에서 승부를 겨루는 건 엄청난 기회이지만, 큰 책임감을 동반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문제는 지난해 구성된 오버워치 리그 12팀에만 한정되지 않다. 오늘날 e-스포츠 단체들은 같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고 있다: 어떻게 해야 이 게임천재들이 짐이 되지 않을까?


이제 막 시즌을 시작하는 17개 팀으로 구성된 NBA 2K 리그는 사전에 예방하는 방식으로 문제에 대처하고 있다. 현실세계의 카운터파트인 NBA 리그 정책을 벤치마킹하고 있다(그랜드 테프트 오토 Grand Theft Auto(GTA)로 잘 알려진 게임회사 테이크-투 인터랙티브Take-Two Interactive와 NBA가 이 온라인 가상 리그를 공동 소유하고 있다.) 리그 대표 브렌던 도너휴 Brendan Donohue는 “올해 e-스포츠 시즌 개막에 앞서 선수들이 행동강령에 대한 특별교육을 받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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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대부분 e-스포츠 단체는 초기 단계이고, 아직은 부적절한 행동으로 인한 대규모 스캔들은 없었다(아마존이 소유한 트위치는 사람과 알고리즘을 동시에 활용, 부적절한 행위를 감시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2014년 ‘게이머게이트Gamergate’ 논란에서 불거졌듯, 게임업계의 치명적 약점은 충분히 우려할 만하다. e-스포츠 플랫폼의 성장이 이런 취약성을 더욱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으로, 그 결과는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 게임 아이디 ‘트라이헥스 Trihex’로 잘 알려진 아프리카계 미국인 프로 게이머 마이클 제퍼슨Mychal Jefferson은 “인종차별적 농담을 트위치에서 보곤 한다”고 말했다. 30만 명이 넘는 팔로워를 거느린 그는 “인종차별적 농담은 상처가 된다. 그건 죽음에까지 이르게 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차별이 동기부여가 될 수도 있다. 올해 NBA 2K 리그 선발전에 참가한 여성 게이머 웬디 플레밍 Wendi Fleming은 “선발된 102명의 선수 중 여성은 없었다”고 꼬집으며 “그 덕분에 더욱 더 공격적인 승부욕을 불태울 수 있었다”고 밝혔다.

플레밍은 “일부러 아이디를 ‘작은여성87(ALittleLady87)’이라고 지었다. 내가 이겼을 때 상대가 여자한테 당했다는 걸 알게 하기 위해서였다”고 말하기도 했다.

번역 두지현 dj9101@naver.com

정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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