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인물·화제

"사요나라 마루코짱" '마루코는 9살' 日 국민작가 사쿠라氏 별세

향년 53세. 유방암 투병

불황 겪은 헤이세이 시대에

풍족했던 쇼와 추억 불러일으켜

한국에서 ‘마루코는 9살’이라는 제목으로 방영된 일본의 ‘지비 마루코짱’  /트위터 캡처한국에서 ‘마루코는 9살’이라는 제목으로 방영된 일본의 ‘지비 마루코짱’ /트위터 캡처



한국에서도 ‘마루코는 9살’이라는 제목으로 유명한 일본 만화 ‘지비 마루코짱’의 작가인 사쿠라 모모코 씨가 별세했다. 향년 53세. 지비마루코짱은 1970년대 쇼와시대의 가정 생활을 그린 만화로 현대인 헤이세이 시대를 살던 사람들에게 향수를 불러일으키며 애니메이션만 28년 동안 방송됐다.

‘지비 마루코짱’의 작가 사쿠라 모모코 씨 /트위터 캡처‘지비 마루코짱’의 작가 사쿠라 모모코 씨 /트위터 캡처


28일 아사히신문은 모모코 씨가 지난 15일 유방암 투병 중 숨졌다고 보도했다. 고인의 대표작은 ‘지비 마루코짱’으로 만화로 1986년 처음 선보여져 단행본 판매 부수만 3,200만 부에 이를 정도로 큰 인기를 얻었다. 애니메이션으로도 제작돼 1990년 첫 방송 시청률이 39.9%를 기록하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으며 지금까지도 28년째 일요일 저녁 시간에 꾸준히 나오고 있다. 워낙 방영이 오래 되다 보니 프로그램의 방송시간인 일요일 저녁 6시에는 가족들과 함께 이 애니메이션을 보며 주말을 마무리하는 일본인들이 많다. 한국에서도 2004년 이후 케이블TV 등 유료 채널을 통해 방송돼 팬들이 많다. 지비 마루코짱을 방영하는 후지TV는 다음 달 2일 특별 재방송을 할 예정이다.


작가인 모모코 씨는 긴 시간 동안 지비 마루코짱을 연재한 성실성으로도 유명하다. 그는 애니메이션이 방송 25주년을 맞이한 2015년 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길게 작품이 사랑받아 감사하고 있습니다. 주인공인 마루코를 꾸준히 그려가고 싶습니다. 점점 더 재미있는 작품을 그려갈 수 있도록 저도 애니메이션 팀도 열심히 창작하겠습니다”라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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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비 마루코짱은 일본 시즈오카현의 한 지방도시를 배경으로 초등학교 3학년 여자아이 마루코의 시선으로 바라본 1970년대 가족과 학교의 일상생활을 담았다. 항상 마루코의 편을 들어주는 할아버지, 애주가인 아버지, 엄격한 어머니가 주로 등장한다. 마루코의 캐릭터는 작가 자신을 그린 것으로 알려졌다.

지비 마루코짱이 선풍적 인기를 끈 이유가 ‘향수 마케팅’이라는 분석이 있다. 1990년대는 일본의 장기 불황인 ‘잃어버린 20년’이 시작된 시기로 한신 대지진 등 자연재해도 잇따랐다. 각박한 사회 생활에 지친 일본인들이 애니메이션을 통해 풍족했던 어린 시절을 회상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아키히로 일왕 퇴위와 내년도 연호 변경으로 모모코 씨의 별세를 헤이세이 시대가 끝나는 상징적인 사건으로 보는 시선도 많다.


변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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