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더블린 사람들 등 해외고전, 이시대의 '퀴어'로 재해석 했죠"

퀴어단편선 '사랑을 멈추지 말아요' 펴낸 '큐큐' 최성경 대표와 김봉곤, 박상영, 이종산 작가

‘사랑을 멈추지 말아요’ 를 펴낸 퀴어문학 전문 출판사 큐큐 최성경(오른쪽 두번째) 대표와 , 김봉곤(왼쪽부터), 박상영, 이종산 작가./이호재기자.‘사랑을 멈추지 말아요’ 를 펴낸 퀴어문학 전문 출판사 큐큐 최성경(오른쪽 두번째) 대표와 , 김봉곤(왼쪽부터), 박상영, 이종산 작가./이호재기자.




‘사랑을 멈추지 말아요’ 를 펴낸 퀴어문학 전문 출판사 큐큐 최성경(아랫줄) 대표와 , 박상영(왼쪽부터), 이종산, 김봉곤 작가./이호재기자.‘사랑을 멈추지 말아요’ 를 펴낸 퀴어문학 전문 출판사 큐큐 최성경(아랫줄) 대표와 , 박상영(왼쪽부터), 이종산, 김봉곤 작가./이호재기자.


‘퀴어(Queer)’는 페미니즘과 함께 한국 문단의 한 흐름으로 자리 잡고 있다. 성소수자 (레즈비언·게이·양성애자·트랜스젠더 등)를 다루는 작품들이 요즘 부쩍 늘었다.

국내 작가들이 참여한 단편선 ‘사랑을 멈추지 말아요’도 그중 하나. 소설집에는 현재 한국 문단에서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김금희, 김봉곤, 강화길, 박상영, 임솔아, 이종산 6명의 작가가 제임스 조이스의 ‘더블린 사람들’, 미야자와 겐지의 ‘은하철도의 밤’, 조지프 세리든 르 파누의 ‘카밀라’, 오스카 와일드의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 등을 변주한 작품이 담겼다.

최성경 퀴어문학 전문 출판사 큐큐 대표와 작품에 참여한 김봉곤·박상영·이종산 작가가 최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사랑을 멈추지 말아요’가 출간에 얽힌 얘기를 들려줬다. 최 대표는 “‘고전을 퀴어 서사로 풀어보고 싶다’는 구상을 계속 하고 있었는데 김봉곤 작가를 주축으로 작가들의 공감과 호응 덕분에 현실화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번 단편선 제작을 위해 적극적으로 작가를 모으고 의견을 낸 김봉곤 작가는 “제안을 받았을 때 당연히 같이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의미 있고 그동안 없었던 작업이라서 굉장히 욕심이 나고 하고 싶었다”고 했다. 또한 “그렇지만 퀴어 소설, 리라이팅, 다른 작가들이 참여하는 앤솔로지(선집)라는 제약 때문에 의외로 쓰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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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국 문학에서 퀴어가 주목받는 이유에 대해 박상영 작가는 “윗세대가 퀴어를 독특하고 신선하게 받아들이는 것에 당혹스러운 기분이 드는 것도 사실”이라며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기 위해서 퀴어를 다룬 것이 아니라 (우리 세대가) 외국의 1급의 퀴어 문학을 빠르게 받아들였고, 한국에 있는 기존 퀴어 작품들에 대한 마음에 들지 않은 부분이나 결핍을 느끼면서 만들어내기 시작한 것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박 작가는 ‘2018 제9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인 ‘알려지지 않은 예술가의 눈물과 자이툰 파스타’에서 게이 커플에 대한 이야기를 그렸다.

이종산 작가는 “문학에서 ‘메이저’는 굉장히 작고 밖에 많은 시장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밖에는 이미 퀴어와 퀴어 리라이팅이 많았지만 메이저라는 좁은 세상에서는 그동안 계속 다루지 않고 있었던 것”이라며 “누구나 누구를 사랑할 수 있는, 성별에 관계없이 자기가 꽂힌 대상을 사랑하는 게 ‘퀴어’라고 생각했다. 그런 생각으로 ‘커스터머’를 쓰기 시작했고 내가 ‘퀴어’라는 것을 받아들일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퀴어 선집을 매년 한 권씩 낼 계획이라는 최성경 대표는 “우선 독자들이 가장 크고, 개인적으로는 책으로 내 정체성을 이야기하고 누군가와 나눌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살아왔다. 작년에 큐큐를 만들면서 내가 이 일을 하고 싶어서 책을 만들고 여기 있는 것”이라고 그 이유를 밝혔다. 그가 ‘기획의 말’에 남긴 말이 더 의미 있게 다가오는 이유다. “우리는 이해받기 위해 이해하기 위해 사랑하기 위해 사랑받기 위해 이야기가 되었다. 이야기의 힘은 또 다른 이야기를 만들고 살아 있게 하고 사랑하게 한다. 그러니 사랑을 멈추지 말아요. 이야기가 끝나더라도.”


‘사랑을 멈추지 말아요’ 를 펴낸 퀴어문학 전문 출판사 큐큐 최성경(오른쪽부터) 대표와, 박상영, 이종산, 김봉곤 작가./이호재기자.‘사랑을 멈추지 말아요’ 를 펴낸 퀴어문학 전문 출판사 큐큐 최성경(오른쪽부터) 대표와, 박상영, 이종산, 김봉곤 작가./이호재기자.




김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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