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커뮤니티 ‘무신사(무지하게 신발 사진이 많은 곳)’가 동대문에서 K-패션의 인큐베이터로 거듭나고 있다. 패션산업 중심지인 동대문에서 뷰티·패션 등 다양한 분야의 크리에이터를 위한 공유공간을 제공함으로써 입점 브랜드의 성장 발판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지난 6월부터 공유오피스 ‘무신사 스튜디오’를 운영하고 있는 국내 최대 패션 이커머스 무신사는 28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소비자와 브랜드를 모두 만족시키는 아시아 최대 패션 커머스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무신사 스튜디오는 동대문 현대시티아울렛 4개 층에 200개 브랜드, 1,200명의 인원을 수용하는 규모다. 다양한 형태의 오피스룸, 쇼케이스가 가능한 워크룸, 테일러룸, 패킹존, 창고 등 K-패션 스타트업이 필요로 하는 모든 공간을 망라하고 있다.
이처럼 무신사가 스타트업 인큐베이팅 공간에 힘을 쏟는 것은 입점 브랜드의 성장이 곧 무신사의 성장동력이라는 판단에서다. 같은 맥락에서 지난 5월 성장 잠재력이 있는 브랜드에 투자를 진행하고 컨설팅을 제공하는 ‘무신사 파트너스’도 설립했다.
심준섭 무신사 이사는 “지난 2013년 100억 원이었던 연간 거래액이 지난해 기준 4,200억 원을 돌파했고 2020년 1조 원 달성이 목표”라며 “매출 성장과 동시에 브랜드별 평균 매출도 증가하는 추이”라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무신사의 차별성은 패션 트렌드에 민감한 10~30대 젊은 층이 자주 이용하는 채널이라는 점. 때문에 신생 브랜드 뿐 아니라 이미 다양한 유통채널을 가진 유명 브랜드의 러브콜까지 받고 있다.
얼마 전 폴로 랄프 로렌은 ‘CP-93 콜렉션’ 한정판을 전 세계에서 가장 먼저 무신사에 선보였다. 탑텐 롱패딩도 이곳에서 선공개 됐고, 휠라 ‘보비어소러스’ 러닝 슈즈 중 그린·옐로·화이트 등이 섞인 제품은 무신사에서만 단독 출시됐다. 내셔널지오그래픽의 ‘카이만 엑스 롱패딩’은 이달 말까지 단독으로 한정 판매한다.
무신사는 단순히 패션 상품을 판매하는 차원을 넘어 패션 문화를 가꾸는 데도 일조하고 있다. 지난 2004년 무신사가 소개한 슈프림은 스트리트 브랜드의 선두주자로 성장하며 스트리트 컬처의 주축이 됐고, 루이비통과 협업할 정도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앤더슨벨과 오아이오아이 역시 2008년 이후 무신사를 통해 이름을 알린 스타 브랜드다. 이처럼 신생·기존 브랜드의 무신사 입점이 계속되며, 2013년 기준 200여 개였던 입점 브랜드가 현재는 3,500개에 달한다.
향후 무신사는 물류공동화 사업을 진행해 상품을 직접 관리하는 동시에 통합배송을 통한 무신사 브랜딩에 힘쓸 예정이다. 또 무신사는 디자이너 브랜드, 여성 브랜드 등을 위주로 한 신규 브랜드 입점과 기존 브랜드의 질적 성장을 꾀해 연간 거래액 100억 규모의 브랜드를 30개로 늘린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