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재테크

금리 동결에 베팅하는 시장...채권형펀드로 4조 뭉칫돈

최근 한달간 8,341억 유입

투자자 단기채에 집중 투자

수익률도 주식형펀드 앞서




오는 31일 예정된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사실상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이라는 전망에 시장의 자금이 안전자산으로 쏠리고 있다. 금리 인상 우려로 채권 관련 투자자금 집행을 미루던 투자자들이 인상 속도가 늦어질 것이라는 전망에 자금 집행을 이어가는 것으로 보인다.

27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국내 264개 채권형 펀드에는 연초 이후 4조6,286억원의 자금이 신규 유입됐다. 이 중 8,341억원은 최근 한 달간 유입된 금액이다. 국내 액티브 주식형 펀드에서 연초 이후 4,121억원의 자금이 순유출된 반면 같은 기간 안전자산인 채권형 펀드에는 10배의 돈이 새로 들어온 셈이다.


금리가 오르면 채권 가격이 하락하기 때문에 시장은 금리 인상기에 통상 채권 투자를 줄인다. 국내 채권형 펀드에서는 지난 2016년 하반기부터 미국 금리 인상 우려가 커지면서 자금이 빠져나갔다. 특히 지난해 말부터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채권형 펀드 선호도는 낮아졌다. 하지만 올해 2·4분기부터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늦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시장의 기관자금이 주식 대신 채권으로 향했다. 기준금리 인상을 위해서는 경기 지표가 안정적으로 유지돼야 하는데 최근 고용 증가세가 둔화하는 등 경기 악화 신호가 나오면서 금리 인상이 어렵다는 의견이 고개를 든 탓이다.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경계감이 낮아지면서 자산운용사 등 기관투자가들이 미국·일본 등 선진국에 비해 비교적 채권을 안전자산으로 판단해 원화 채권 매수의 강도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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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투자자들은 안전자산 중에서도 단기채에 투자하는 모습이다. 연초 이후 채권형 펀드에 유입된 자금 중 60%에 달하는 2조6,977억원이 초단기 채권에 몰렸다. 수익률 역시 1.15%로 -8%에 달하는 주식형 펀드에 비해 안정적인 수준이다.

투자자들은 금통위 이후에도 시장 금리가 낮게 형성되면서 채권시장이 당분간 강세를 띨 것으로 본다. 8월 금통위뿐 아니라 10월에도 기준금리 인상이 어렵다는 의견이 우세해 일부에서는 10년물 금리가 2.3%를 하회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기준금리가 현 수준(1.50%)에서 동결된다면 연말 국고채 3년물은 1.55~1.80%까지 낮아질 것”이라며 “2006~2008년 금리 인상 시기에는 3년물·10년물 금리 격차가 역전되기도 한 만큼 장단기 금리 격차는 추가 축소 여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금리가 하락할수록 채권시장의 자금 유입세는 강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한 대형 자산운용사 채권운용 담당자는 “채권시장은 올해 기준금리 인상 기대를 낮추면서 최근 시장 금리가 급락했고 국내 경기 펀더멘털이 뒷받침되지 않는 한 금리 상승 폭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며 “미국 경기 호조세가 지속되면서 대외발 금리 상승 가능성이 존재하지만 당분간은 강세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서지혜·권용민기자 wise@sedaily.com

서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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