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왜 이렇게 비 쏟아지나 봤더니...올 여름 뜨겁게 달군 폭염 탓

북태평양 고기압 수축 더뎌지며 강수대 정체

해수온도 높아지며 수증기 유입 늘어 물폭탄

수도권지역에 폭우가 쏟아진 28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대화역 버스정류장에서 시민들이 우산을 쓴 채 버스를 타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연합뉴스수도권지역에 폭우가 쏟아진 28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대화역 버스정류장에서 시민들이 우산을 쓴 채 버스를 타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연합뉴스



올 여름을 뜨겁게 달군 폭염이 전국적으로 이어지는 호우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폭염으로 대기 중 수증기 함량이 높은 상황에서 북쪽에서 찬 고기압이 내려오자 ‘물폭탄’이 쏟아진 것이다.

윤익상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북쪽 찬 공기가 내려오는 시점에 올 여름 위세를 떨친 북태평양 고기압의 수축 시간이 지연돼 정체전선이 생겼다”며 “만들어진 강수대 역시 거의 움직임이 없어 집중 호우가 쏟아졌다”고 설명했다. 통상적으로 8월 말이면 남하해야 할 북태평양 고기압이 높은 해수면 온도로 여전히 한반도에 영향을 미치며 북쪽 찬 공기와 한남 정체전선을 형성해 일부 지역에 비를 쏟아 붓는 것이다.


이에 더해 한반도 주변의 높은 해수면 온도로 인해 대기 중 수증기 함량이 높아지며 강수량 역시 많아진 것으로 추정됐다. 윤기한 기상청 사무관은 “평년보다 대기에 유입된 수증기가 많아지다 보니 약간의 강수 요인만 생겨도 폭우가 쏟아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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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 많은 비가 내리면서 28일 오전 대전 도심 곳곳이 침수가 됐다. 출근길 차량들이 유성구 한 침수된 도로를 달리고 있다./연합뉴스밤새 많은 비가 내리면서 28일 오전 대전 도심 곳곳이 침수가 됐다. 출근길 차량들이 유성구 한 침수된 도로를 달리고 있다./연합뉴스


실제 이번 강수대는 26일부터 남부지역에 비를 붓기 시작해 차츰 북상하며 광주, 대전, 서울 등지에 기록적 강수를 쏟아냈다. 기상청에 따르면 28일부터 29일 오전 9시까지 강수량은 서울 도봉 187.0㎜, 강북 182.5㎜, 은평 172.5㎜, 성북 140.0㎜, 노원 124.5㎜를 기록했다. 대전 역시 27일부터 28일 오후6시까지 144㎜ 비가 내렸다. 같은 기간 강원도는 철원(동송) 346.5㎜, 인제(서화) 250.5㎜, 양구(방산) 206.0㎜, 경기도는 포천(영북) 298.0㎜, 연천(왕징) 278.5㎜, 동두천(하봉암) 209.5㎜ 등의 강수량을 기록했다. 수도권에 내린 기록적 폭우를 보고 기상청 관계자는 “당황스러움을 넘어 입이 딱 벌어질 정도다. 상상하지 못한 현상이다”고 말하기도 했다.

비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기상청 중기 예보에 따르면 토요일인 다음 달 1일까지 전국 곳곳에 비가 올 전망이다. 현재 서울, 인천 등에는 예비 호우특보가 발효된 상태로 이날 오후 호우특보가 발효될 전망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북쪽 찬공기 뿐 아니라 북태평양 고기압 수축 정도가 관건인데 오늘 밤부터 새벽 사이에 정체구간이 있을 전망”이라며 “강수대가 서울 등 중부지역에 집중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30일 오전까지 서울, 경기와 강원 영서를 중심으로 시간당 40㎜ 이상의 매우 강한 비가 내리고 돌풍이 불며 천둥·번개가 치는 곳이 있겠다”고 내다봤다.


서종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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