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강한 여당' 외친 이해찬... 기울어진 당청관계 복원 고삐 죈다

이해찬 인물 관계도로 본 민주당 운영 방향

대통령보다 정치 선배…靑에 할 말 하는 여당대표 기대

이낙연 "책임총리 롤 모델"…부처 장관 군기 다잡을까

김병준·정동영 盧정부서 호흡…협치·주도권 경쟁 대상

홍영표·김태년 등 측근 지도부 포진…소통·화합 숙제

더불어민주당이 이해찬 대표 체제로 꾸려지면서 당정청 관계는 물론 야당과의 협치 구도에도 일대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집권 20년 플랜’ 달성을 위해 강한 여당을 표방한 이 대표가 당권을 장악하면서 청와대로 기울어진 당청 관계의 무게추를 되돌리는 동시에 야당과의 정국 주도권 다툼에서도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로 31년째 정계에 몸담고 있는 이 대표는 청와대와 정부 여당, 야당에 인연이 닿지 않은 인물이 없다. 이 대표의 인물 관계도를 통해 민주당의 운영방향을 가늠해봤다.

3015A06 이해찬 민주당 대표 당정청 인물 관계도 수정1



◇할 말 하는 여당 대표…무너진 당청 관계 복원 고삐=이 대표 앞에 놓인 과제 중 하나는 기울어진 당청 관계를 복원하는 일이다. 당내 의원들이 이 대표에게 가장 큰 기대를 거는 점 역시 ‘할 말은 하는 여당 대표’의 모습이다. 실제로 민주당은 정권교체 이후 지난 1년 넘게 ‘청와대만 있고 여당은 보이지 않는다’는 비판에 시달려왔다. 이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은 물론 청와대 참모진과도 남다른 인연이 있다. 먼저 문 대통령과는 노무현 정부 시절 각각 국무총리와 민정수석,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호흡을 맞춘 바 있다. 이러한 인연 때문에 이 대표는 한 팟캐스트에서 문 대통령을 ‘문 실장’이라고 표현했다가 논란이 되기도 했다. 둘의 나이는 같지만 정치경험은 이 대표가 대선배인 만큼 당청 관계에 있어 여당 대표의 ‘그립’은 한층 강력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또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한병도 정무수석, 정태호 일자리수석 등과도 오랜 인연이 있다. 이를 토대로 이 대표는 취임 즉시 고위당정청협의회 정례화를 이끌어내며 당청 관계의 고삐를 바짝 조이고 있다.


◇책임총리의 원조, 부처 장관 군기도 잡나=이 대표에게 따라붙는 수식어 중 하나는 ‘실세총리’다. 이 대표는 총리 시절 노무현 전 대통령과 점심을 겸한 정례회동을 만들어 주요 국정 현안들을 함께 논의했다. 이낙연 총리가 책임총리의 모델로 이 대표를 언급한 이유다. 원조 책임총리 출신의 이 대표가 당권을 잡으면서 정부 부처를 향한 여당의 발언권도 세질 것으로 보인다. 당장 다음달 1일 청와대에서 열리는 당정청 전원협의회에는 지난해와 달리 청와대 수석·비서관뿐 아니라 국무위원 전원이 참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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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의 동지가 이제는 ‘협치와 경쟁’ 파트너로=여소야대 정국에서 야당과의 협치를 이끌어내는 일은 이 대표의 또 다른 과제다. ‘카운터파트’로 만날 야당 대표들의 면면만 보면 이 대표에게는 나쁘지 않은 구도다.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은 노무현 정부에서 각각 총리와 청와대 정책실장으로 인연을 맺었고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역시 노무현 정부에서 통일부 장관을 지냈다. 이 대표는 취임 첫날부터 야당 지도부와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다만 이들 모두 마지막 정치적 명운을 걸고 있는 만큼 양보 없는 경쟁이 예상된다. 또 바른미래당의 유력한 당권 주자인 손학규 고문과는 2008년 이 대표가 탈당을 결심하게 한 악연도 남아 있다.

◇짙어진 ‘친문’ 색채 속 당내 소통·화합 숙제=이 대표는 오랜 정치경험만큼이나 당내에도 측근들이 대거 요직에 자리하고 있다. 홍영표 원내대표의 경우 이 대표가 총리로 있던 시절 총리실 시민사회비서관으로 일하면서 처음 인연을 맺었고 2012년 민주통합당 대표 시절에는 정책위 수석부의장을 지냈다. 당시 비서실장이던 김태년 정책위의장은 이해찬 대표 체제가 들어선 뒤에도 유임될 만큼 두터운 신임을 받는 사이다. 당시 사무총장을 지낸 윤호중 예산결산위원회 간사는 차기 사무총장 후보군으로 분류된다. 든든한 우군을 등에 업은 이 대표는 빠르게 당을 장악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당권을 놓고 다퉜던 경쟁세력과 당내 비주류들을 끌어안아 내부 통합을 이뤄내는 것도 이해찬 체제의 성패를 가를 또 다른 요인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현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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