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한 달을 맞은 민갑룡 경찰청장이 전국 경찰 지휘부를 불러모은 자리에서 성평등 감수성 향상을 주문했다.
민 청장은 30일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본청 대강당에서 전국 총경 이상 지휘부 613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워크숍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그동안 여성의 차별과 피해에 제대로 대응하지 않은 것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큰 상황”이라며 “경찰 지휘부부터 성평등 감수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1년에 두 차례 열리는 경찰 지휘부 워크숍은 통상 주요 업무현안을 중심으로 논의가 이뤄지는데 이번 주제는 ‘성평등 감수성 향상’이었다. 홍대 몰카 사건과 워마드 운영자 수사 등을 놓고 편파수사 논란이 불거진 상황을 의식한 것으로 분석된다.
민 청장은 “여성 문제에 대한 심각성을 느꼈다 하더라도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놓고 경찰 내부에서도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라며 “올해를 경찰 전반에 성평등 가치가 뿌리내리는 ‘성평등 원년’으로 삼아 국민이 체감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강의는 나윤경 한국양성평등진흥원 원장과 여성학 전공자인 정재원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가 맡았다. 나 원장은 최근 미투운동의 맥락을 설명하면서 “여성 대상 폭력을 다루는 한국 사회와 경찰이 가해자 중심의 가부장적 사고를 벗어나 피해자 중심의 관점을 지녀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