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으로 강제퇴거된 BBK 전 대표 김경준(52)씨가 당국에 입국금지 해제를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김씨는 30일 국내 법률대리인을 통해 “지난 5월 한국에 입국신청을 했으나 전날 주 로스앤젤레스(LA) 총영사관이 입국허가를 거부한다고 통지해왔다”라고 설명했다.
김씨는 대리인을 통해 공개한 호소문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의 범죄 혐의를 진술하고 소명하기 위한 본인의 노력이 오히려 검찰에 의해 제지당하고 단독 범행임을 인정하라고 강요받았던 게 불과 10년 전 일”이라며 “이를 밝히는 것은 대한민국의 앞날을 위해서도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5월 18일 LA 총영사관에 한국 비자 신청을 하고 두 차례 면접까지 봤으나 사유 설명도 없이 입국신청이 불허됐다고 전했다.
김씨는 “본인의 입국은 한국에 어떤 위험도 초래할 가능성이 없고 오히려 공익에 부합한다”며 법무부에 입국허가를 촉구했다. 김씨는 BBK 사건과 관련해 2009년 징역 8년과 벌금 100억원을 확정받고 황교안 전 법무부 장관의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였던 지난해 3월 출소했으나, 강제추방 형태로 출소 당일 국적지인 미국으로 향했다.
출입국관리법은 5년 이상의 징역 또는 금고의 형을 선고받고 석방된 사람을 강제퇴거할 수 있도록 명시돼있다. 다만 입국규제 대상인 외국인이 입국 필요성을 입증하는 서류를 갖춰 재외공관에 신청하면 재외공관장이 일차적으로 판단해 법무부 장관에게 입국규제 해제를 신청할 수 있다. 법무부 장관은 범죄유형이나 규제 기간 경과, 입국목적, 국익 또는 인도적 사유 등을 고려해 입국규제 해제 결정 권한을 갖는다. /이서영인턴기자 shyung@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