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IB&Deal

[시그널]"소맥·한우로 AP CEO 마음 흔들어...국내 첫 글로벌 주관 딜 성공했죠"

[김연수 NH證 투자금융본부장 인터뷰]

작년 2.8억弗 조달해주며 인연

'상대방 입장서 생각' 원칙 주효

수익률 좋은 북미에 집중할 것

김연수 NH투자증권 투자금융본부장. /사진제공=NH투자증권김연수 NH투자증권 투자금융본부장. /사진제공=NH투자증권



지난 6월 해외에서 들려온 한 뉴스에 국내 투자은행(IB) 업계가 술렁였다. NH투자증권이 프랑스 3위 은행인 크레디아그리콜(Credit Agricole)과 나란히 미국 사우스필드 가스복합화력발전소 프로젝트에 6억 달러 규모의 선순위 대출 자금을 조달하는 대표 주관사로 선정됐다는 소식이었다. 국내 IB가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대표 주관사를 맡은 것은 NH투자증권이 처음이다. 가장 덩치가 큰 KDB산업은행도 아직 글로벌 무대서 서보지 못했다. 지난주 4억 달러 규모의 금융조달을 끝마치면서 NH투자증권은 국내 IB업계의 역사를 새로 썼다.

번번이 고배를 마셨던 글로벌 시장을 뚫어낸 비결은 무엇일까. 시작은 지난해 1월이었다. NH투자증권은 크로켓 밸리 가스복합화력 발전소에 들어갈 자금을 조달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던 미 유틸리티 기업 어드밴스드파워(AP·Advanced Power)에 2억 8,500만 달러의 자금을 조달해주면서 인연을 맺었다. AP는 유럽과 북미에서 가스복합화력발전소를 운영하는 기업이다. 가스터빈을 만드는 GE나 굴지의 엔지니어링 회사인 백텔(Bechtel)을 파트너로 둘 만큼 글로벌 메이저로 꼽힌다.


금융 조달에 대한 답례로 한국을 방문한 AP의 최고경영자(CEO) 토마스 스팡(Thomas E. Spang)에게 승부수를 던진 건 김연수 NH투자증권 투자금융본부장이었다. 김 본부장은 “한국에서 저녁을 먹는데 자기들이 준비하는 새 프로젝트 얘기가 나왔고 우리가 4억 달러를 금융조달 하겠다고 제안하며 대표 주관사 자리까지 달라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듣는 둥 마는 둥 했던 AP CEO의 마음을 흔든 건 의외로 ‘상대방 입장에서 생각한다’는 김 본부장의 영업 원칙이었다. 그는 “한국에 왔는데 배려한다고 스테이크에 와인을 대접하는 것은 우리가 해외에서 한식당에 가는 것과 같다”며 “소맥과 한국 소고기를 대접했는데 이게 적중한 것 같다”고 말했다. AP CEO가 런던 사무실로 돌아가 보낸 이메일 다섯 줄에서 세 줄이 안창살이 가장 맛있었다는 등 그 이야기일 정도였다. 골프장도, 골프채도 사전조사를 통해 맞춤형으로 준비됐다. 여기에 농협의 자산이 국민연금보다 많다는 사실, 크레디아그리콜처럼 농민의 돈이 모인 소위 ‘따뜻한 금융’이라는 점 등을 강조한 김 본부장의 설득이 어우러지면서 낙점을 받았다.

NH투자증권은 향후에도 북미지역에서 가스복합화력 발전을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 행보를 넓혀가겠다는 방침이다. 김 본부장은 “미국은 노후 석탄화력발전소를 가스복합으로 바꾸고 있는 추세”라며 “수익률이 좋은 북미 시장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시그널 8월31일 오전 8시 15분 출고

김상훈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