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변은 없었다.
중국을 제압한 한국 야구가 아시안게임 3회 연속 금메달에 한 계단만을 남겼다.
선동열 감독이 이끄는 야구 대표팀은 31일(이하 한국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 팔레방 아시안게임 야구 슈퍼라운드 2차전에서 10대1로 중국을 이겼다. 중국은 전날 강호 대만에 0대1로 석패하며 기대 이상의 전력을 과시했지만 한국전에서는 더 쓸 힘이 없어 보였다.
조별리그 첫판에서 대만에 1대2로 지면서 금메달 계획이 꼬였던 한국은 전날 일본을 5대1로 이긴 데 이어 복병 중국까지 넘으면서 은메달을 확보했다. 결승은 9월1일 오후6시에 시작한다.
홈런 타자 박병호(넥센)가 3경기 연속 홈런으로 4번 타자의 위엄을 뽐냈다. 2대0으로 불안한 리드를 지키던 5회 2사 1·2루에서 시원한 3점포를 쏘아 올린 것. 선발투수 임기영(KIA)은 6⅓이닝 6피안타 5탈삼진 1실점으로 임무를 완수했다. 13타수 무안타에 허덕이던 손아섭(롯데)이 이날 4타수 3안타 2타점으로 폭발한 것도 큰 소득이다.
나아름(28·상주시청)은 4관왕에 올라 아시아 사이클 여제 타이틀을 다시 한 번 자랑했다. 그는 트랙사이클 여자 매디슨 결승에서 김유리(31·삼양사)와 함께 총 76점을 획득해 6팀 중 1위를 차지했다. 2위 홍콩은 61점. 25㎞(250m 100바퀴)를 겨루는 매디슨은 두 선수가 교대로 달리는 포인트 레이스다. 뉴욕 매디슨스퀘어가든에서 열렸던 첫 대회에서 이름을 따왔다. 한 팀에 한 명씩 달리되 손 등을 터치해 교대할 수 있고 10번째 바퀴마다 점수가 부여된다. 한국은 5바퀴를 남기고 우승을 예약할 정도로 압도적인 점수 차로 금메달을 땄다.
나아름은 여자 개인도로·도로독주·단체추발에 이어 매디슨에서도 금메달을 보태면서 대회 4관왕에 올랐다. 이번 대회 한국 선수단 첫 4관왕이다. 나아름은 또 한국 사이클 역대 최초의 아시안게임 4관왕에도 이름을 올렸다.
초등학교 때 사이클을 시작한 나아름은 고교 진학 후 트랙에서 도로로 영역을 넓혔고 2012 런던올림픽 개인도로에서 13위에 오르며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레이스 중 세 번이나 넘어지면서 올린 성과라 더 빛났다. 이번에는 한 번의 미끄럼도 없이 나가는 종목마다 금메달을 가져왔다. 한국 사이클은 이번 대회 금메달 6개로 역대 아시안게임 최다 금메달의 경사를 맞았다. 김유리는 “코치님이 오토바이를 타고 가시면 우리는 오토바이를 따라잡을 때까지 달렸다”며 고된 훈련의 성과를 뿌듯해했다.
한국 요트의 간판 하지민(29·해운대구청)은 대회 3연패의 금자탑을 쌓았다. 6일 동안 12차례 레이스를 펼치는 남자 레이저에서 1위를 놓치지 않았다. 남자 유도의 곽동한(26·하이원)은 90㎏급 금메달로 2016리우올림픽 동메달의 아쉬움을 달랬다. 최중량급인 100㎏ 이상급의 김성민(31·한국마사회)도 준결승에서 입은 오른팔 부상을 딛고 금메달을 획득했다.
여자 축구는 대만과의 3·4위전에서 지소연(첼시 레이디스)의 결승골을 앞세워 4대0으로 이겼다. 3회 연속 동메달이다. 아시안게임은 16일간의 열전을 마무리하고 9월2일 폐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