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제가 자동 투입되는 식기세척기, 외부 소음을 완전히 차단하는 헤드폰, 주인에게 꼬리를 흔드는 로봇 강아지….
독일 베를린 가전전시회(IFA 2018)에서 혁신 신제품이 잇따라 공개되고 있다. ‘가전전시회’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인공지능(AI)·사물인터넷(IoT)·로보틱스 등 최첨단 기술의 향연이 펼쳐지는 모습이다. 우선 독일의 프리미엄 가전 브랜드 밀레가 기술 혁신이나 변화 면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세계 최초로 세제가 자동 투입되는 식기세척기 ‘G7000’이 대표적이다. 식기의 양과 오염도를 측정한 후 세제 양을 조절해 알아서 세척한다. 최대 6개의 냄비나 프라이팬을 자유롭게 이동하며 사용할 수 있는 인덕션 ‘KM7000’도 내놓았다. 냄비의 위치를 바꿔도 기존에 가열되고 있던 온도 설정을 그대로 옮겨 요리에 지장을 주지 않는다. 기존의 밀레 세탁기보다 60% 적은 에너지와 절반의 물만으로도 세탁이 가능한 ‘싱글워시’ 기술도 선보였다. 가전의 본질적인 기능에만 충실하던 관행에도 벗어났다. 밀레의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가전 원격 조정뿐만 아니라 식자재 및 세제 주문까지 가능하게 했다. 아마존의 음성비서 알렉사와의 협업으로 말 한마디로 가전을 제어할 수 있는 스마트홈도 구현했다.
일본 소니는 홈 엔터테인먼트와 오디오 부문에서 강점을 드러냈다. 외부 소음을 완벽하게 차단할 수 있는 헤드폰 신제품인 ‘WH-1000XM3’를 선보였다. 기존 제품보다 4배 향상된 외부 소음 차단 성능을 갖췄다. 비행기 소리 같은 낮은 음역뿐만 아니라 길거리 소음, 사람 목소리와 같은 중고음도 차단할 수 있다. 9월 미국 출시를 앞둔 AI 반려견 로봇인 아이보도 공개됐다. 아이보는 영상·음성·센서 등 소니의 기술을 한데 모아 사람과 감정 교감이 가능하다. 지난해 1월 일본에서 첫 출시된 후 2만대 이상이 판매됐다. 소니는 기존 TV보다 고화질 영상 처리 성능을 두 배 높인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신제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별도 스피커 없이 패널 자체가 진동하며 소리를 내는 기술을 업그레이드해 더욱 뛰어난 몰입감을 선사한다.
초고가 오디오 브랜드인 뱅앤올룹슨은 비교적 저렴한 무선 이어폰을 선보이며 소비자의 진입 장벽을 낮췄다. 39만원선의 ‘베오플레이 E6’가 주인공이다. 날개 모양의 고리를 더해 격한 움직임에도 이어폰이 빠지지 않게 했다. 저음을 강화하고 기존 제품보다 배터리 용량을 늘린 것도 특징이다. 중국 업체들의 진화도 주목받는다. 중국 가전업체 하이얼은 거실·욕실·주방·침실 등을 아우르는 ‘하이얼 U+ 스마트홈 솔루션’을 공개한다. TCL은 구글과 손잡고 개발 중인 AI 적용 TV를 선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