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자율주행차의 눈 '라이다' 강자될 것"

'2018국제발명페스티벌 금상' 정지성 에스오에스랩 대표

"벨로다인 등 세계적기업 많지만

부품 상용화 '속도전'서 판가름

한국의 라이다 비상 알릴것"




“자율주행차의 사고를 막는 데 라이다(LiDAR·레이저 영상센서)는 없어서는 안 될 핵심부품입니다. 치열한 상용화 경쟁에서 세계 센서 전문업체들에 뒤지지 않는 제품을 만들어 한국에도 라이다 강자가 있음을 알리고 싶어요.”

정지성(32·사진) 에스오에스랩(SOS LAB) 대표는 글로벌 라이다 시장에서 ‘어벤저스급’ 비상을 꿈꾼다. 실제 에스오에스랩은 지난 6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열린 ‘2018 국제발명페스티벌’에서 미국·중국 등 17개국 기업들이 내놓은 170여개의 출품작들과 경쟁을 벌인 끝에 금상을 거머쥐었다.


정 대표는 최근 서울 양재동 KAIST이노베이션센터에서 열린 ‘혁신허브 AI’ 강연 후 서울경제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현대차도 우리나라에 라이다 기업이 있다는 사실을 신기해할 정도로 라이다는 이제 시작 단계”라며 “벨로다인·오스터 같은 세계적인 기업들이 즐비하지만 실제 자율주행차에 쓰일 부품을 누가 빨리 상용화할 것인지, 속도전에서 승부가 날 것”이라고 말했다.

라이다는 자율자동차나 드론의 눈에 해당한다. 차량 주변에 레이저를 쏘아 반사돼 돌아오는 광학거리를 재 차량 주변 환경을 3D지도로 만든다. 레이더와 카메라의 중간 역할을 한다. 정 대표는 “가령 그리 높지는 않지만 주행 중 부딪히면 차량에 치명적인 인도 경계석을 라이다가 인지한다”고 설명했다. 테슬라·우버의 자율주행차량 사고로 인명피해가 났는데 불행하게도 이들 차량에는 라이다가 없었거나 탑재된 라이다 수가 충분하지 않았다.


정 대표는 “만약 이들 차량에 라이다가 있었더라면 사고를 피했을 가능성이 높다”며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은 이미 라이다의 필요성을 인지하고 투자에 나서고 있다”고 강조했다.

관련기사



정 대표는 2016년 광주과학기술원(GIST) 박사과정 중 동료 4명과 함께 에스오에스랩을 창업했다. 실제 제품을 내놓은 지난해 여름 이후 1년 동안 회사는 급성장했다. 기술창업운영사인 퓨처플레이에서 투자를 받고 직원도 20명 넘게 늘었다. 올 초 세계 최대 정보기술(IT) 가전 전시회인 ‘CES’에도 참가했다. 정 대표는 강연에서 “CES에서 글로벌 기업과도 해볼 만하다는 자신감을 얻었다”며 “최근에는 그래픽처리장치(GPU)글로벌기업 엔비디아와 장거리 라이다에 대한 기밀유지계약(NDA)도 체결했다”고 소개했다.

에스오에스랩은 여러 방향으로 빛을 쏘고 탐지하는 스캐너 방식에서 기존 모터 방식과 미세전자제어기술(MEMS) 방식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스캐닝을 개발했다. 구동효율이 확실한 모터와 양산가격이 저렴한 MEMS에서 각각의 강점을 가져온 것이다. 사람 눈으로 장애물을 판별하기 어려운 밤에 라이다는 실력을 발휘하지만 레이저보다 강한 햇빛이나 심한 눈·비·안개에는 취약하다

정 대표는 “10년 넘게 센서를 연구했지만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며 “걸림돌이 많은 만큼 연구해볼 만한 분야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라이다가 카메라처럼 자세한 영상데이터를 제공하면서도 보안이나 사생활 문제에서 강점을 갖고 있어 성장성이 크다는 게 정 대표의 확신이다. 그는 “앞으로 카메라가 쓰이는 상당 부분을 라이다가 대체할 가능성이 크다”며 “국내 센서 스타트업들도 특정 분야를 집중 연구해 성과를 낸다면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의 주목을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글·사진=박현욱기자 hwpark@sedaily.com

박현욱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